[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제철의 중국 충칭 법인 매각에 이어 베이징 법인도 매각이 완료됐다. 중국의 건설,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더불어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 매각 등 이중고를 맞이한 현대제철도 중국 비중을 줄이고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현대제철의 충칭 법인 매각에 이어 베이징 법인도 매각이 완료됐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
◆현대차 중국 판매 부진 영향…현대제철 중국 사업 사실상 정리 수순
13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제철 이사회는 지난 3월 중국 충칭 법인 매각을 승인하고 이어 6월에 베이징 법인 역시 매각 변경 승인을 마쳤다. 이로서 현대제철의 중국의 대표적인 매출 법인은 텐진 하나가 남았다. 사실상 현대제철의 중국 사업도 정리에 들어간 셈이다.
현대제철 측은 "매각 대상은 밝히기 어렵다"면서 "회사는 텐진을 중심으로 중국사업 효율화를 적극 개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0년 56.3%, 2021년 51.8% 수준의 높은 철강 소비 비중을 차지한 국가다.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철강 소비량은 2020년 이래 지속 감소세다.
중국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을 대거 키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산 완성차 업체의 성장은 현대차의 생산 및 판매 부진에도 직격타였다. 현대차는 이후 충칭,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이 흐름을 받아 현대제철 역시 지난해부터 충칭 법인과 베이징 법인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현대제철 측은 "해외스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당사의 종속기업들은 결국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해외 신규 진출과 생산량 증가에 따라 냉연 강판 판매량이 좌우되어 매출과 수익 규모가 결정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 이래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은 지속 하락하고 있으며 1%대를 지키던 현대차의 점유율은 올해 반기 처음으로 1% 아래인 0.9%로 떨어졌다. 기아의 점유율은 0.4%다.
현대제철의 신전기로. [사진=현대제철] |
◆중국 거점 유지하며 美·인도 시장 투트랙 진출
현재 현대차는 중국 내 공장은 베이징 2곳과 쓰촨 1곳을 유지하고 있으며 텐진에는 공장이 없다. 이 때문에 텐진 법인을 남겨둔 현대제철의 선택은 다소 의외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최근 고객 다변화를 위해 현대차의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현대제철의 전략적인 결정으로 비춰진다.
현대제철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 비중 목표를 전년 대비 3%포인트(P) 증가한 21%로 설정했다. 이 목표치는 주 고객사인 현대차그룹향 물량을 제외한 글로벌 고객사 물량을 의미한다. 안정적인 주 고객인 현대차와 함께 고객사 다변화를 이루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중국 거점을 완전히 철수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텐진은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협력사들의 생산 공장 등이 몰려 있는 곳이다. 현대제철이 텐진공장까지 철수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텐진 법인 역시 중국 시장 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진 않기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개선은 과제로 남는다.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중국 내 점유율이 하락함에 따라 텐진 법인 역시 2019년 -341억원, 2020년 -193억원, 2021년 -203억원, 2022년 -283억원을 기록하면서 지속적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현대차가 진출한 미국과 인도에 현지 공장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사업을 슬림화하면서 적자 폭을 줄이고 신시장에 투자를 진행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올해 3분기에는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 일정에 맞춰 전기차 전용 공장(SSC)을 준공할 예정이다.
인도 현지에는 연간 23만톤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는 푸네 스틸서비스센터(SSC)을 짓고 있다. 인근에는 현대차 푸네 공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내년 3분기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조지아 인근과 인도는 완성차 업계 역시 눈여겨 보고 있는 생산지인 만큼 현대차 외의 다른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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