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간 전면적 지상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18일 헤즈볼라 무선호출기·무전기의 동시다발적 폭발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공방이 한층 격렬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넘어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대한 공격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국방부 직원들에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지상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이 북부 지역에 대한 군사 계획 승인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주말 동안 북부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의 한 건물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세 수위를 거침없이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표적공습'을 단행했다.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은 작년 10월 7일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이다.
현지 국영통신사 NNA는 "한 건물에 (이스라엘 전투기가 발사한) 4발의 미사일이 명중했다"면서 "이 공격으로 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 수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지난 7월 말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이자 최고위급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가 폭사한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습은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 부대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겨냥한 족집게 공격이었다. 아킬은 지난 7월 사망한 슈크르에 이어 헤즈볼라의 2인자급 지휘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2명의 레바논 소식통을 인용해 "아킬이 이날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킬은 1983년 4월 베이루트에 있는 미국 대사관과 해병대 막사에 대한 폭탄 공격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공격으로 미 대사관 직원과 해병대원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해 미 정부는 아킬에 대해 7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레바논 현지 언론은 "헤즈볼라의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이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에는 레바논 남부 전역을 대상으로 수십여 차례 공습을 실시했다.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 100기 이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향해 로켓 140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오후 1시2분부터 한 시간 동안 레바논에서 약 140발의 로켓이 발사됐다"면서 "골란고원과 사페드, 어퍼갈릴리 지역에 120발, 메론과 네투아 지역에 20발이 날아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