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욕=뉴스핌] 장일현 김근철 특파원=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감행한 대대적인 공습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중상자도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의 남부와 베카밸리, 바알벡 공습으로 어린이 24명과 여성 42명을 포함해 356명이 숨지고 1,246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사망자를 비롯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이 지역 주민 수천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한 지역에서 이스라엘 전투기 폭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레바논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사망자는 1975~1990년 레바논 내전 이후 최다"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습을 시작한 후 성명을 통해 "국민들에게 레바논 접경 지역의 세력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 군이 수행하고 있는 임무는 우리를 겨냥하고 있는 (헤즈볼라의) 수천 개 미사일과 로켓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동안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 300여 곳에 공대지 미사일과 정밀 유도 폭탄 등을 퍼부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하게 은폐돼 있는 헤즈볼라의 미사일 발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헤즈볼라는 일반 가정집에도 순항 미사일을 숨겨 놓고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정밀하게 타격해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특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북동쪽으로 30㎞ 떨어진 베카 계곡을 집중 공격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이 지역에 다량의 무기를 배치해 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가리 수석 대변인은 "베카밸리에 사는 레바논 주민들은 빨리 대피하길 바란다"면서 "미사일과 무기가 보관된 건물이나 집 안에 있거나 근처에 있는 주민들은 즉시 그곳에서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곧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이 무기를 발사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공격하는 모든 집에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죽이기 위한 로켓과 드론, 미사일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저녁 수도 베이루트에서 또 다시 표적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표적 공습은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알리 카라키 제거를 목표로 했으나 카라키는 무사히 안전지대로 이동했다고 헤즈볼라는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대대적인 공습에 이어 지상전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단 헤즈볼라의 병력과 무기를 최대한 무력화시킨 뒤 지상군을 투입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지상군의 레바논 공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스라엘군은 북부의 안보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에 진입할 경우 지난 1992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이자 18년 만에 헤즈볼라와 벌이는 지상전이 된다.
이스라엘이 쉽사리 지상전에 돌입하기는 간단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헤즈볼라는 4만~5만여 명의 병력과 15만 발에 달하는 포탄·로켓·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헤즈볼라 병력은 정규군에 버금갈 정도로 훈련이 잘돼 있고 전투력도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면전 위기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에 병력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이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에 대응하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이미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이 지역에 일부 미군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동에는 미 중부 사령부 산하 병력 등 약 4만 명이 주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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