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안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전략물자'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약 20% 확대 편성했다.
전략물자는 국가 안보와 국제 평화 등을 위해 수출 허가 등 제한이 필요한 물품을 말한다. 정부는 늘어난 예산을 통해 전략물자의 안전 수출을 지원하고, 수출관리 체계를 선진화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고동진(국민의힘·서울 강남구병) 의원실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전략물자 수출입 통제기반 구축 예산으로는 110억9800만원이 편성됐다. 이는 올해 본예산(90억5300만원)과 비교해 20억4500만원(22.5%) 늘어난 규모다.
전략물자로는 대량파괴무기와 재래식 무기, 이의 운반 수단인 미사일 등의 제조·개발·사용 등으로 쓰일 수 있는 물품과 기술이 포함된다. 수출기업은 산업부 산하기관인 무역안보관리원으로부터 전략물자 해당 여부를 판정받은 뒤, 산업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이 가능하다. 미이행시 최대 7년 이하 징역과 거래가액 5배 이하 벌금 등 형사 처벌이 부과된다.
전략물자 예산은 지난해부터 2년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85억800만원에서 올해 90억5300만원으로 앞자릿수를 바꿨고, 내년에 편성한 대로 확정된다면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내년을 넘어 오는 2026년까지도 꾸준한 증가세가 예정돼 있다. 정부가 향후 5년간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매년 수립하는 '중기재정계획'에 의하면, 전략물자 예산은 2025년 110억9800만원에서 2026년 140억2500만원 등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와 2026년을 비교하면 약 70% 늘어난다.
최근 공급망 위협과 기술패권 경쟁 등 글로벌 무역안 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전략물자 수출입 관리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등 글로벌 대국들은 무역안보 통제 관련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나가고 있다. 정부는 전략물자의 불법 수출을 막아 국내·국제 안보에 미칠 위협을 방지하는 한편, 우리 수출기업들의 이행 부담을 줄이고 정책적인 지원을 뒷받침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8월 말 전략물자관리원을 무역안보관리원으로 새롭게 출범하며 전략물자의 중요성을 띄웠다. 기존 전략물자관리원은 전략물자 수출 통제 업무만을 담당해 왔지만, 무역안보관리원은 ▲신규 통제 예상 품목에 대한 산업 영향 분석 ▲외국인투자 안보 심사 지원 ▲무허가 수출자 조사‧단속 ▲종합 무역안보 컨설팅과 해외 아웃리치 활동 등을 망라한 경제안보 분야 씽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내년도 예산은 기존보다 역할이 늘어난 무역안보관리원의 운영비를 증액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올해 50억3800만원에서 내년 57억4600만원으로 7억800만원(14.0%) 늘어난다. 이 외에도 ▲전략물자 안전수출 지원 예산 6600만원(4.5%) ▲전략물자 수출관리 제도 확산 예산 1억5800만원(34.2%) ▲온라인 시스템 안정 운영 예산 11억1300만원(85.1%) 등이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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