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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50억대 용인 조합 사기대출에 발목 잡힌 새마을금고

기사등록 : 2024-10-0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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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담보권행사 못해 사고 대출 전락
MG, '담보대출' 우기다 '브릿지론' 들통
차주·인허가·소유권 등 모두 검증 못해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지역 단위 새마을금고 10곳이 사업이 불가한 토지에 450억 대의 사기대출을 당해 부실 대출을 확정하고도 2년 넘게 이자는 고사하고 대주단으로서 정당한 담보권 행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뉴스핌이 지난 6월부터 보도를 이어온 '용인수지지역주택조합 추진위(조합추진위)' 분양사기와 불법 대출 등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지난 2018년 '조합추진위'는 '용인 수지구 성복동 211-1번지 일원'에 조합 사업을 한다는 홍보용 팸플릿을 그 일대 부동산중개소 등을 동원해 배포하고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조합원을 모집했다.

조합추진위가 대출 당시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내용.[사진=뉴스핌DB]

용인시는 2018년 당시 '조합추진위'가 불법으로(미신고 조합원 모집) 조합원 모집을 하고 있다는 민원을 받아 그해 5월, 이들 조합추진위(위원장)를 고발했고, 고발장을 받은 검찰은 '구약식으로 기소'를 했다.

그럼에도 이들 '조합추진위'는 불법적 조합원 모집을 계속했고, 이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명의로 작성된 시공참여의향서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하며 '조합 사업이 가능하다'고 속였다.

뉴스핌의 취재결과 이들 '조합추진위'는 '사업이 불가하다'는 인허가 관청 용인시의 경고와 그에 이은 고발 등으로 검찰의 구약식 기소로 형사처분을 받았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들까지 속이며 불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해 온 것이 확인됐다.

당시 추진위원회는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포함한 조합비 등으로 약 1028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들 조합추진위는 이렇게 모집된 자금으로 토지대 및 지장물에 약 715억원, 업무대행비 74억원, 대출금 이자와 사업비 등에 약 238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추진위원회가 재무실사보고서를 통해 직접 밝힌 내용이다.

◆ 인허가도 차주도 확인 인한 이상한 '공동대출'

심각한 것은 새마을금고 10곳이 주택법상 인가도 받지 않은 '용인수지지역주택조합 추진위'에 459억원의 공동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토지를 매입하는 토지주 조합이 아닌 해당 조합의 용역사인 업무대행사 명의의 편법을 동원한 것이다. (법인격 없는 추진위원회는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업무대행사를 채무명의자로 세운 것)

이들 대주단 새마을금고 10곳은 조합추진위가 인허가 관청인 용인시로부터 조합 인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속이기 위해 '대출의 차주로 업무대행사를 내세우고 실질적 토지 매수는 조합이 매입하는' 구조의 토지매입자금 조달 대출을 실행했다.

특히 이들은 사업계획서에는 버젓이 '브릿지대출'로 대출 승인을 해주고도, 대출금에 대한 상환재원, 조합 설립 등 인허가, 차주가 제출한 사업추진 일정에 명시된 2019년 12월에 조합설립 인가 등에 대해 인허가 관청인 용인시에 전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주단의 배임 논란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행안위 국감에서는 '새마을금고 여신업무방법서'에서 금지하고 있는 제229조 '공동대출의 적용범위', 부동산 관련 대출, 토지매입자금 대출 등에 대한 대주단의 업무상 배임 여부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뉴스핌은 지난 6월 당시,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와 새마을금고 중앙회 등과의 통화에서 '지난 2023년 행안위 국감에서 김웅 전 국회의원이 여러번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는 담당 직원들의 입장을 들었다.

당시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 A과장은 "아마도 지금 저희 내부 검사가 이미 진행이 됐을 것 같은 사안이고, 상식적으로는 일단 그 대출에 대한 적법성 여부, 내부 규정 여부는 당연히 좀 봤을 것 같은데 제가 아직 검사 결과 보고서까지는 못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쟁점이 단순한 어떤 토담대(토지담보대출) 성격인거냐, 아니면 불일치성 대출인거냐 그것에 대한 쟁점은 있긴 있겠다"라면서 "일단 그게 대출 서류에 남아 있을 테니 저희도 여신업무방법서에 보면 대출 종류 쫙 있고, 각각의 대출 유형별로 이렇게 하는 서식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얼핏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뉴스핌이 앞서 보도한 '대출 알선 수수료 7.8억 의혹과 토지담보대출이 아니고 토지매입 등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브릿지론(B/L) 등에 대한 부분도 직접 확인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의 여러차례 취재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뉴스핌이 확인한 토지주 현황.[사진=뉴스핌DB]

◆ 조합 사기대출로 매입한 토지, 명의도 제멋대로?

새마을금고 10곳은 지난해 해당 대출을 부실 대출로 확정하고 담보물의 공매에 나서야 했다. 이에 조합추진위의 업무대행사는 대주단의 공매를 저지하기 위해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의 정당한 담보권 행사로 봤다.

하지만 두 번째 처분금지가처분은 받아들여졌다. 그 배경에는 조합추진위가 업무대행사를 통해 편법적으로 마련한 대출금으로 매입한 토지의 소유권 일부를 업무대행사 임직원들에게 지분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해주었고, 이들 업무대행사 임직원 개인들이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결국 새마을금고 10곳의 대주단이 토지매입비를 대출해 주면서 조합추진위 명의가 아닌 조합의 업무대행사 임직원 개인들에게 완전한 소유권 취득을 해줌으로써 이들 개인이 대주단의 담보권 행사를 가로막게 된 것이다. 이로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현재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B변호사는 이 사안을 살펴본 후 대주단인 새마을금고 10곳이 배임 이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변호사는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위한 토지매입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합이 아는 업무대행사를 채무자로 설정해서 대출 계약을 하고, 담보목적물의 소유자는 업무대행사도 조합추진위도 아닌 대행사 소속의 임직원이라는 건 대출채권 회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배임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전문가의 견해를 보면, 대주단인 새마을금고 10곳은 대출 당시부터 있던 배임 등의 문제로 적극적인 담보권 행사인 채권 매각 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주가 차주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대출금은 토지매입에 사용됐는데, 매입 토지의 소유권이 조합추진위의 용역사인 업무대행사 직원 등의 명의로 취득됐기 때문에 대주단 스스로 담보권 행사에 제동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토지매입을 위한 브릿지 대출의 경우는 대출채무 상환의 재원은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시공사가 정상적으로 선정되고 이를 통한 본PF 대출이 실행되어야만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이다. 그런데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대주단 10곳이 단순한 담보대출이라고 주장한 것은 대출을 실행하면서 배임에 해당하는 절차적 문제를 감추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합추진위가 대출 당시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내용.[사진=뉴스핌DB]

◆ 새마을금고법(여신업무방법서) 명백히 어긴 '사기대출'

뉴스핌은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가 설명했던 새마을금고가 대출 시 기준으로 보고 있는 '여신업무방법서'를 확인했다. 방법서에는 지역 금고의 공동대출 적용범위, 채무자, 주관 금고, 참여금고, 부동산개발관련대출, 토지매입자금대출 등이 자세히 나와있다.

해당 여신업무방법서에 따르면 공동대출의 주간 금고 및 참여 금고에 대해 그 수를 제한하고 있고 공동대출의 채무자는 기업 신용등급 9등급(B-) 이상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취급할 수 있고, 특히 주간 금고는 채무자의 주소, 또는 담보물 소재지가 금고의 업무 구역 내에 소재해야 한다.

따라서 본건 대출의 차주는 2018. 4. 2.경 설립된 신설회사로 지주택의 업무 대행 목적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지역조합 주택 외 달리 용역 업무를 수행한 업력이 없는 점에 비추어 신용등급 산정이 불가하거나 위 업무방법서에서 요구하는 기업 신용등급 9등급(B-) 이상을 충족하지 못함으로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5 제1항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동일 차주에 대한 금고 대주단 대출금액의 취급 한도는 법인 100억원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기업신용등급(최종등급) 6등급(BB) 이상인 경우에만 200억원의 한도에서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정하고 있으나 본 대출은 459억원으로 이 규정을 크게 어겼다.

또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5 제5항에서는 법인이 설립된 지 2년 미만인 '법인' 또는 '지역조합 주택'에 대한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 ▲주택법 제11조 제1항에 따른 인가받은 지역주택조합일 것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 및 상환 방법 또는 담보제공에 대해 총회의 결의를 얻었을 것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주택건설 대지의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할 것 ▲명도를 완료하였을 것 등 4가지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정했다.

하지만 본건 대출의 경우 채무자는 업무대행사인 지신씨앤씨이지만 본건 대출은 부동산개발관련대출(부동산개발을 위한 토지매입자금대출)에 해당하며, 위 개발의 시행자는 조합추진위원회이다. 해당 추진위원회는 주택법상 인가를 받지 않았고, 대출금에 대해 조합 총회를 받지 않았으며, 전체 사업지의 95%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고, 완전한 명도 완료도 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의 여신업무방법서를 다수 위반한 것이 된다.

특히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7 제1항에서는 대출의 만기 등으로 인한 기한 연장 시 담보물권의 이용상태, 즉 분양, 임대율, 사업진행상태, 현재 가격 등 자산가치변동 등을 종합하여 이상이 있는 경우 재감정 해 적정 대출가능금액을 산출해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용인수지지역주택조합' 대출의 경우, 3~4회의 기한 연장이 이미 있었으며 대출채무자가 제기한 '도시개발구역지정신청'이 용인시로부터 반려됐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관련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은 모두 추진위원회의 패소로 확정됐다.

이는 자산 가치변동의 매우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재감정을 반드시 해야 했으나 재감정은 없었다. 이 역시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외에도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8의 주간 금고는 동일 채무자에 대한 제229조의5 제7항에 따른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공동대출 취급액이 100억 원 이상인 경우에 사업계획 타당성, 사업 주체의 위험성, 부동산개발사업성(사업인지, 인허가, 분양), 사업추진 리스크 등을 포함하여 제820조의25 제6 호의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사업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불법·부실 총체적 난국

이같이 새마을금고 10곳의 대주단은 새마을금고의 여신업무방법서의 '주택법상 인가를 받지 않은 추진위원회 대출 취급 금지' 규정에도 이를 위반하면서 인가받지 않은 '추진위원회'에 대출을 강행했다.

조합설립이 불가한 조합추진위를 숨기고 단순 용역사에 차주의 자격이 되지 않는 업무대행사에 대출을 실행했고, 새마을금고법 여신업무방법에서 금지하는 업무 구역 외 공동대출을 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규정을 어기며 무리한 대출을 진행한 것이다.

또한 대주단이 본건 대출을 심사할 당시 추진위 또는 업무대행사가 본건 사업지 내에서 개발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그로 인해 대출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도 차주를 업무대행사로 하는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459억원 대출을 실행했다.

따라서 새마을금고 10곳은 자신들이 묵인하며 매입된 토지의 소유권이 조합이 아닌 일부 대행사 임직원들에게 마치 알박기처럼 이전된 사정의 심각성(채권 회수의 곤란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는 새마을금고가 대출금 회수를 위한 담보권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처분금지가처분' 소송 등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대주단인 새마을금고가 자처한 일로, 사태 수습에 새마을금고가 시급히 나서야할 이유다.

serar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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