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두 달 만에 공식 대회 복귀전을 치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안세영은 9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에서 2경기 단식을 승리한 후 인터뷰에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끝내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눈물을 참으려 말을 잇지 못하던 안세영은 고개를 숙여 손가락으로 눈가를 매만지며 숨을 고른 후 "제 배드민턴을 많이 사랑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복귀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9일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을 치른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는 안세영. [사진 = JTBC 중계화면 캡처] |
두 달의 공백기를 "잘 쉬고 잘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았다는 안세영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고, 쉬는 시간이 많이 없었다. 그냥 생각을 안 하고, 쉬면서 내 게임과 경기력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10일 협회 조사 중간 브리핑을 통해 비(非) 국가대표선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 폐지 추진, 국가대표 선수의 복종을 규정한 협회 규정 폐지 권고 등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안세영은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무릎 부상을 이유로 8∼9월 일본오픈과 코리아오픈에 모두 불참했던 안세영은 자신의 몸 상태가 70∼8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제 막 복귀해서 나도 어느 정도로 올라왔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나름대로 지금까지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걸 토대로 더 잘 준비하고 만들어서 나아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뤘으니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건 선수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며 "이제 안세영을 또 뛰어넘는 저 자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국제대회 불참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천위페이(중국)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준 데 대해서는 "이제 앞으로 본모습(을 보이고), 배드민턴을 잘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샌가 세계랭킹 1위에 또 올라가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팬들을 향해 한마디를 더 하려던 안세영이 다시 북받친 감정을 애써 누르려고 하자, 주변에 모여든 팬들이 "울지 마, 울지 마"를 외치며 안세영에게 힘을 북돋웠다. 응원 목소리에 짧은 미소를 지은 안세영은 "복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며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한 뒤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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