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며 시장에서는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증권사들에는 벌써부터 회사채 추가 발행 관련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한국 국채를 WGBI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실제 지수 편입 시점은 2025년 11월부터이며, 지수 내 한국의 비중은 2.22%로 예상된다.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간 신흥국 국채지수(GBI-EM)와 함께 세계 3대 국채지수로 꼽힌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이 지수를 추종해 투자하는 자금 규모는 2조5000억~3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500억~600억달러의 국채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WGBI 편입에 따라 국채 자금이 유입될 경우 단기물과 장기물의 금리가 0.2~0.6%포인트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증권가에서는 WGBI 편입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정부가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인 201조3000억원의 국고채 발행을 예고하면서 시장내 부담이 상당했는데 새로운 매수주체 진입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1년 반~2년에 걸쳐 55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게 되는데 월 환산시 23억~31억 달러, 원화로 3조~4조원"이라며 "향후 2년에 걸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0.52%포인트 하락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채권시장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수급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해주는 재료"라고 평가했다 .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오늘 오전 몇몇 기업들로부터 회사채 추가 발행 여부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있었다"며 "당장은 아니고 실행은 내년 상반기이지만, 시장에 WGBI 편입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감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WGBI 편입까지 1년이란 시간이 남아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내외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봤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할 때 편입 발표 직후부터 금리 하락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이 유입되는 시간은 2025년 11월 이후로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도 "국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에 단기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실제 편입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다른 나라의 인덱스 편입 사례를 참고할 때 금리나 환율 영향은 편입 발표 직후부터 시작됐다"며 "선취매성이나 투기성 자금 유입도 있고 패시브 펀드의 선매입 영향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지수 편입 직전까지도 인덱스 포함 기대감이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 하락 영향을 꽤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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