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저는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각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융증권부 이윤애 기자 2022.07.12 yunyun@newspim.com |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로 논란이 일던 지난해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이며 한 약속이다. 당시 투자자들의 피해액이 수천억에서 최대 1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김 전 회장이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 보유중인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결국 김 전 회장이 직접 나서 다우키움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방증이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일년 반이 지났다. 잊혔던 김 전 회장이 다시 '소환'됐다. 이번에는 사과의 진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 전 회장을 채택했다. SG사태가 발생한 작년이 아닌 올해, 현직이 아닌 김 전 회장을 증인 채택하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정무위가 밝힌 증인 채택 이유는 'SG사태 후속 대책 미흡'이었다. 김 전 회장에게 따져 물을 '후속 대책'이 무엇일까. '사회환원' 약속 불이행 문제라는 게 중론이었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사회환원에 대한 의지가 있나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다우데이타 매각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면서 재단설립을 통해 사회환원을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척된 게 없기 때문이다. 그 사이 바뀐 게 있다면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 결과 지난 5월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점이다. 기자회견에서 내내 억울함을 표했던 김 전 회장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 이후 마음이 바뀐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김 전 회장의 정무위 증인 채택 소식에 정무위가 김 전 회장의 사회환원 및 신뢰회복 의지를 물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재단설립은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지난 9월26일 공익재단 '단빛재단'을 출범했다. 부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한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실행한 것인데 7월5일 발표 이후 재단 출범까지 100일이 채 되지 않았다.
키움증권은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이 국민들께 공개 약속한 사안이라 실행 의지는 확실하다"면서 "검찰수사 중에 사회환원(재단 설립)을 진행할 경우 '여론 전환용'이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 검찰수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려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재단 설립 프로세스를 진행중"이라며 "이사회 후보를 검토중이며, 7월에는 재단 사무국장 후보(3명)에 대한 면접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검찰수사 결과 발표 이후 반년 가까이 지났지만, 재단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10일 김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이 취소되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직접 듣긴 어렵게 됐다. 국회 정무위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정무위의 2차 증인 채택을 위한 회의는 아직 진행된 바 없다"면서 "지난 9일 여야 간사가 직접 합의해 김 전 회장 증인 채택을 취소하고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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