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대만 국방부가 14일 중국 군용기 25대가 대만 주변 공역에서 활동했다고 발표했다.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들 군용기 25대 가운데 16대가 해협중선을 넘어 대만 남서부와 동부 공역을 침범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협중선은 중국 대륙과 대만 본섬 사이 대만해협에 설정된 경계선이다.
이날 포위 훈련에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도 나섰다.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 리시(李熹) 대교(준장)는 이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동부전구의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등이 대만 해협, 대만 북부, 대만 남부, 대만 동부 등지에서 연합 훈련인 '롄허리젠(聯合利劍)-2024B'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리시 대변인은 "함정과 전투기가 대만에 접근할 것"이라며 "각 병종 간에 합동 기습 훈련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점적으로 ▲해군과 공군의 작전 순찰 ▲제공권 확보와 봉쇄 ▲육상·해상 타격 ▲종합적인 통제권 탈취 등의 훈련을 진행하며 동부전구 부대의 연합 작전 능력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시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대만 분리 세력을 강하게 억제하기 위한 차원이며, 이를 통해 국가 주권과 조국 통일을 수호하기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번 포위 훈련은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지난 10일 대만의 건국기념일(쌍십절) 기념사에서 '양국론'을 주장한 데 대한 무력 시위로 해석된다.
라이 총통은 113주년 국경(國慶)대회 기념사에서 "중화민국(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으며,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7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훈련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은 2022년 이래 네 번째다.
중국군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대만을 둘러싸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였다. 지난해 4월 2차 훈련 사유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회동이었다.
올해 5월에는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 연설 내용을 문제삼았다. '연합 리젠-2024A 연습'은 라이 총통 취임 사흘 만인 지난 5월 23일부터 이틀동안 이뤄졌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의 훈련 개시 발표 직후 "비이성적 도발"이라고 규탄하며 "'국군 상시 전투대비 시기 돌발 상황 처치 규정'에 따라 적절한 병력을 보내 대응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도 우려를 표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자제력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우리나라(일본)가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외부 비판이 이어졌지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섞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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