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항공우주연구원의 내부 갈등, 열악한 처우에 대한 불만 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 연구자들이 떠나거나 찾지 않는 연구원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올해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많은 이공계 인력이 연구현장을 이탈해야 했고 연구를 중단하고 외국으로 직장을 찾아 떠나야만 했다"며 "항우연의 상황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 오르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3.05.25 photo@newspim.com |
노조는 "노사가 합의해서 징계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했지만 이상률 원장은 17일 항우연 국정감사를 앞두고 오는 31일 징계위원회 개최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 노사 합의없이 독단적으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어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원자력연구원이나 국방과학연구원 등 다른 출연연에 비해 20% 이상 임금이 낮은 항우연의 열악한 처우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우수한 인력들이 항우연에 입사를 하지 않고 젊은 연구자들은 항우연을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조는 이 원장에 대해 "24시간 돌고 있는 위성에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 자다가도 회사에 나와서 밤을 새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연구자들의 시간외 수당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본인의 출장비를 높이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뉴스핌DB] |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항우연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더라도 2020~2024년 6월 기간 중 출연연의 자발적 퇴직자는 모두 125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 연구원은 62.9%이다. 연도별로 30대 이하 청년 연구원들의 퇴직 비율은 2020년 61.9%, 2021년 64.2%, 2022년 64.4%, 2023년 67.9%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항우연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출연연을 떠나는 젊은 연구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2023년 9월 4일부터 2024년 3월 27일까지 무려 206일간 진행된 과기정통부의 특정 감사 역시 이례적이었다"며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연구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지 않고, 연구자들에 대해 감사를 토대로 중징계를 요청하는 정부가 어디 있냐"고 말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오는 17일 출연연 등에 대한 국정감사는 실제 연구 현장의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 지를 따져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R&D 예산의 경우에도 표면적으로 늘긴 했으나 실제 연구자들이 체감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적절한 재정 투입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