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올해 새롭게 추진한 글로벌 연구·개발(R&D) 사업 과제 대부분이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해외 연구기관과 협약을 체결조차 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더불어민주당·서울 서대문갑) 의원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신규 편성 글로벌 R&D 예산 협약체결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기술협력센터 사업은 올 9월 말까지 신규 과제 45건 중 단 한 건도 해외 연구기관과 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집행되지 못한 금액은 575억원에 달한다.
현재 산업기술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산업기술국제협력 사업을 맡고 있다. 산업기술국제협력 사업은 글로벌 R&D로 분류되며 ▲글로벌기술협력센터 사업 ▲국제공동기술개발 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DB] |
이 중 글로벌기술협력센터 사업은 세계 대학 등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우리 기업과 해외 기관 간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사업으로 올해 신규 편성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R&D 카르텔'을 언급한 이후 R&D 예산 조정·배분 과정을 전면 재검토했다. 주요 R&D 예산을 구조조정하는 한편, 앞으로는 글로벌 R&D 분야에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글로벌기술협력센터 사업도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이 개편되며 새롭게 마련됐다.
하지만 9월 말까지의 추진 현황을 살펴본 결과 신규 과제 45건 중 단 한 건도 해외 연구기관과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신규 과제 예산인 575억원도 전부 집행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동아 의원은 "글로벌 R&D 사업 신규 과제 미집행금만 668억원으로, 이 예산이면 연구자 개인기초연구에 최대 1336명을 지원하고 국내 대학원 석사 과정생 연구장려금으로 최대 5570명을 지원할 수 있다"며 "사전 기획 없이 추진된 글로벌 R&D 사업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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