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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소형모듈원전(SMR) 섹터가 말 그대로 폭등을 연출해 월가의 조명이 집중됐다.
구글과 아마존(AMZN) 등 빅테크 업체들이 연이어 소형모듈원전(SMR)에 통 큰 투자를 강행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을 가동하는 데 중추에 해당하는 데이터센터가 '전가 먹는 하마'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에너지 확보에 비상이 걸린 빅테크가 원전을 해법으로 채택하면서 수 년간 폐쇄됐던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EG)의 쓰리마일아일랜드 원자로가 부활한 데 이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정확히 소형모듈원전(SMR)이란 무엇일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린 정의는 이러하다. 먼저, 소형이란 말 그대로 크기가 작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형태의 원자력 발전에 비해 원자로의 크기도 작고, 때문에 출력하는 전력의 양 또한 작다.
모듈이란 원자로를 구성하는 각 시스템과 부품을 생산라인에서 제조된 뒤 원전이 위치하는 지역으로 옮겨가 조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모든 시스템과 설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카이로스 파워의 인프라 [사진=업체 제공] |
원전은 원자력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을 의미하는 기존의 단어와 같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은 증기 발생기와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설비를 일체화 한 소형 원자로를 의미하는데 출력은 300메가워트 이하다.
기존의 대형 원전이 1000~150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하는 데 반해 소형모듈원전(SMR)의 출력은 3분의 1에서 5분의 1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 밖에 700메가와트 이하의 경우 중형원전으로 분류한다.
카이로스 파워 로고 [자료=업체 제공] |
소형모듈원전(SMR)은 작고(small) 모듈러(modular)의 형태라는 특징으로 인해 기존의 대형 원전과 비교해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크기가 작기 때문에 대형 원전의 경우 건설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위치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전력 수요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확대되는 셈이다.
모듈러 형태에서 발생하는 이점은 비용 감축이다. 특정 지역에 국한해 현장에서 건설해야 하는 대형 원전에 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공사 지연을 포함한 그 밖에 문제도 피할 수 있다.
소형모듈원전(SMR)은 에너지 접근성 측면에서도 커다란 강점을 지닌다. 에너지 접근성의 난관 중 하나로 인프라가 꼽힌다.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경우 전력망 보급과 전력망의 연결 비용이 대표적이다.
하나의 특정 발전소는 전력망 용량의 10% 이상을 차지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이 때문에 송전선과 전력망 용량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의 경우 기존의 대형 원전의 건설이 출발부터 막히기 십상이다.
반면 소형모듈원전(SMR)은 기존 전력망에 통합시키거나 독립형으로도 설치가 가능하다. 소규모 전력 출력으로 산업계와 주민들에게 저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셈이다.
대형 원전과 달리 설계가 단순하다는 점도 소형모듈원전(SMR)의 강점으로 꼽힌다. 구조가 단순할 뿐 아니라 수동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에 출력이 낮고, 운전 압력도 낮다.
때문에 시스템을 정지할 때 인력의 개입이나 외부 전원 또는 물리적인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동 시스템의 경우 자연 순환이나 대류, 중력, 자체적인 가압 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원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안전성이 꼽히는데, 소형모듈원전(SMR)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방사능 누출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말한다.
연료 소모도 단연 소형모듈원전(SMR)이 유리하다. 기존 원전의 경우 1~2년마다 핵연료의 재장전이 필요한 반면 소형모듈원전(SMR)은 3~7년을 주기로 하기 때문. 일부는 최장 30년동안 재장전 없이 운전하도록 설계됐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했다.
빅테크가 대규모 전력 확보를 위해 소형모듈원전(SMR)을 선택하는 것도 이 같은 강점을 배경으로 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GOOGL)의 자회사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본사를 둔 원자로 개발 업체 카이로스 파워와 장기 에너지 계약을 체결했다.
뉴스케일 파워의 모듈 상단 [사진=업체 제공] |
이에 따라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가 5~7개의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2030년부터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으로부터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을 공급 받을 예정이다.
구글은 이번 계약이 민간 기업 사이에 체결된 세계 최초의 거래라며 의미를 실었다. 업체는 지난 2020년 탄소 제로 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상 2019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이 48% 늘어났다.
상황은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 인공지능(AI)과 탄소 제로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가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은 모양새다.
태양광이나 풍력의 경우 기후 여건에 따라 에너지 생산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 원전이 해법으로 부상한 가운데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소형모듈원전(SMR)이 각광 받는 이유다.
2016년 출범한 카이로스 파워는 미국 테네시 주에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2027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거래 금액을 포함해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구글이 총 50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글에 이어 아마존도 소형모듈원전(SMR)에 통 큰 투자를 강행했다. 10월16일(현지시각)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에너지 노스웨스트(Energy Northwest) 컨소시엄을 통해 X-에너지(X-Energy)의 소형 원전 개발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아마존은 4개 모듈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공급 받을 예정이다.
아마존은 앞서 탈렌 에너지와 계약을 체결하고, 원자력 발전으로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를 6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