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94% 이상 상승했으며 잔여 수주 물량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도 유력해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 수출하는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38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29만7000원이던 주가는 한 달도 안 돼서 약 28.45%나 상승했다. 올해 1월 2일 기준 12만97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약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최근 인적 분할이 주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인적분할로 인해 비방산부문인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이 분리되면서 방산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도 방산사업 운영 효율성과 전문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업계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육군과 자주포 현대화 사업(SPH-M) 추진을 위한 성능 시험 계약을 맺었다. 다음 달 예정된 성능시험을 통과한다면 양산 계약을 전제로 한 후속 경쟁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후속 평가에 참여할 경우 납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 업체들은 특히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르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으로 분류돼 진출만 성공한다면 기업의 글로벌 입지 강화에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특히 K9의 미국 납품을 위해 애써왔다. 지난 14~16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 방산전시회에서 K9 자주포의 성능개량 버전인 K9A2를 최초로 공개했다. 미 육군은 현재 기존에 개발된 자주포 체계 도입을 검토 중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후보 장비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2022년 9월과 올해 4월 미 육군 유마사격장에서 K9 자주포의 실사격과 기동 시연을 통해 미 육군이 사용하는 포탄과의 호환성을 증명한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미국이 개발한 '엑스칼리버' 사거리 연장탄 발사 시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진출이 현실화될 경우 이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K9 자주포는 이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6개국, 인도, 이집트 등 세계 10개국에 수출한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누적 수출액만 13조원에 달한다.
잔여 수주 물량도 남았다. 우선 폴란드에 K9 자주포 672문을 수출하기로 했다. 1차 계약분으로 364문을 수주했다. 천무도 290대 수출이 확정됐으며 이집트·루마니아에서 수주한 K9, 호주 레드백 전투장갑차 등도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분할 이후 방산산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니 한화도 수주에 속도를 내려 할 것"이라며 "잔여 수주 물량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은 따 놓은 당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 사업 실적은 순항 중이다. 올해 2분기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1조3325억원, 영업이익 26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체의 47.8%, 영업이익은 72.6%를 차지한 셈이다.
시장에서도 실적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3분기 지상방산 영업이익 추정치를 289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436.6% 늘어난 수준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전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지상방산 부문의 성장성"이라며 "실적과 수주잔고 모두 성장성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