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이른바 '명태균 명단'이 공개되면서 수사 규모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명단에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전·현직 여야 인사 27명이 포함된 만큼,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창원지검에서 해당 수사를 하고 있지만 수사 대상과 함께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경우, 서울중앙지검이나 별도의 전담 수사 조직이 필요할 것이란 법조계 전망이 나온다. 명씨를 통한 김 여사 의혹과 수많은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는 탓에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법조계 안팎에선 강혜경 씨의 공천 개입 의혹 폭로 이후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검찰청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 이송을 검토하거나 특별수사TF(테스크포스) 등을 꾸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씨는 전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보좌관이었고, 명태균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1 leehs@newspim.com |
강씨 측은 과거 여론조사 등 정치적 목적으로 일한 적이 있는 정치인 2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해당 명단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윤상현, 윤한홍, 안홍준, 김진태, 김은혜, 이준석, 오세훈, 홍준표, 이주환, 박대출, 강민국, 나경원, 조은희, 조명희, 오태완, 조규일, 홍남표, 박완수, 서일준, 이학석, 안철수, 이언주, 김두관, 강기윤, 여영국, 하태경 등이 포함됐다.
현재 공천 개입 의혹 수사는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뒤 같은 해 8월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9000여만원을 명씨에게 준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이다.
형사4부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4명으로, 지난 17일 대검과 부산지검 소속 검사 1명씩을 추가 투입했지만 여전히 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법조계는 '명태균 명단' 공개 이후 창원지검 수사팀이 대폭 증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검 중앙수사부 역할을 할 수 있는 별도 TF가 필요하다고도 입을 모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전일 국감에서 공천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필요하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창원지검에 인력을 추가 투입할 수 있다는 얘기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창원지검 외에서도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검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1 leehs@newspim.com |
검사 출신 변호사는 "원래 같았으면 대검 중앙수사부가 맡았을 사건이지만 현재는 사라졌으니 중수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특별 TF팀을 파견할 수 있다"며 "27인 명단에 포함된 사람들 중 창원에 관할이 없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건에 한해서는 서울로 이송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그는 "이번에 공개된 27명이 모두 수사 대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검찰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재 폭로되고 있는 공천 개입 의혹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명씨를 빠르게 수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심 총장이 별도 지시를 통해 하나의 TF를 만들 수 있다. 공식화 된 조직은 아니지만 특수1부에서 파견 형태로 인력을 빼, 별도의 팀을 꾸려 해당 사건만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창원지검에서 단순히 인력 지원을 받는다고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굵직한 중진급 정치권 인사들이 포함됐는데 그들이 창원으로 와서 조사 받으라고 하면 오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언급했던 '특별수사본부' 검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 목소리가 나왔다.
또 다른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검 입장에선 해당 사건이 커지면 커질수록 부담스러운 사안"이라며 "특수본을 만들어 책임자를 따로 두기에 리스크가 클 수 있어서 그렇게 할 것 같진 않다. 결국은 창원 쪽에 수사팀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서기 위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0.06 pangbi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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