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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고작 2주기인데…경찰·구청 핼러윈 관리 책임 미루기 '여전'

기사등록 : 2024-10-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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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데이 앞두고 안전 관리 계획 묻자
구청·경찰, 서로에 안전 관리 책임 떠넘겨
경찰 "핼로윈데이 주최는 구청"
구청 "경찰이 인파 사고 주관 기관"

[서울=뉴스핌] 신수용·노연경 기자 =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참사가 발생한지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경찰과 구청이 여전히 서로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미루며 안일한 태도로 핼러윈데이 준비에 나서고 있다.

용산경찰서는 행사 주최 측은 용산구청이라며 용산구청의 계획에 따라 병력을 배치할 예정이고 당장 이번주 주말에 인파가 몰릴 예정이지만 아직 경찰 병력을 얼마나 배치할지는 미정이라고 했다. 용산구청은 다중 운집 인파 사고는 행정안전부와 경찰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최근 이태원참사 관련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이태원참사는 경찰과 구청이 책임의무를 다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고 판단했지만 경찰과 구청의 태도는 사고 발생 직후 서로 책임을 떠넘기던 모습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2022년 11월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핌DB] leehs@newspim.com

◆ 경찰·구청, 책임 미루는 모습 참사 직후와 같아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축제를 즐기는 인파는 오는 25일부터 몰릴 예정이다. 이태원참사 1주기인 작년에는 참사를 애도하는 분위기에서 조용히 핼로윈데이가 지나갔지만 올해부터는 축제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작년에는 보기 힘들었던 핼로윈데이 파티를 알리는 홍보 게시물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용산경찰서는 지난 23일 안전대책을 어떻게 마련하고 있냐는 뉴스핌 취재진의 질문에 "(병력을) 얼마나 배치할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아직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전 관리의 주최는 용산구청이니 구청에 계획을 물으라며 "구청에서 얼마나 인력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경찰도 따라서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핼러윈데이를 즐기는 인파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지만 용산경찰서는 "아직 (계획이) 정확히 픽스(결정)된 게 아니다"라는 말만 거듭 남겼다.

용산구청은 올해 3월부터 주최자 없는 행사 사고의 책임을 명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재난안전법) 개정안이 시행된 만큼 그 첫 사례로 이번 핼로윈데이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했다고 했지만, 인파가 몰릴 경우 그 사고를 예방하는 것 경찰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인파 사고를 주관하는 기관은 행안부랑 경찰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에 따르면 다중의 참여가 예상되는 지역축제로 개최자가 불분명한 경우 관할 지자체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용산구청은 안전관리 대책을 홍보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 간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했지만, 유관기관 사이 유기적 소통은 없는 모습이다.

용산구청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를 안전관리 대책 기간으로 정했지만, 용산경찰서는 언제 인파가 가장 몰릴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도 "그건 어떻게 판단할 수가 없다"는 답만 내놨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부림빌딩에 마련된 임시 기억·소통공간 '별들의집'에서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며 슬픔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핌DB] yooksa@newspim.com

◆ 재판부 참사 '인재' 판단했지만 나아진 것 없어

이태원참사 발생 직후에도 정부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안전매뉴얼이 없었다"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1심 재판에서 사법부는 이태원참사는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인재'라고 규정지으며 이태원참사는 '사건'이 아닌 '사고'라고 판단했다.

최근 서부지법은 1심 판결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구체적 주의의무가 없었단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겐 유죄를 선고했다.

경찰의 유죄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서울 용산구의 치안을 총괄하는 용산경찰서장으로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안일한 인식으로 대비에 소홀했고 결국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태원 참사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각자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인재"라고 지적했다.

올해로 2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모인 시민들이 좁은 골목길에 운집하며 159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사건이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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