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유통 공룡이자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경기 남부권 사업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선공을 했던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히며 갈등은 반나절 만에 봉합됐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진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가 화성에 대규모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우리 사업에선 재무적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경쟁사의 경우 100만 평 규모라 과연 개발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쇼핑몰 중장기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남라다 기자] |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 수원 리뉴얼 과정에 폐점한 240개 브랜드 중 상당수가 스타필드 수원으로 간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타필드 수원 현재 객단가가 5만 원 정도 되고,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을 제외하고 쇼핑몰만 봐도 12만 원"이라고 언급했다.
또 "경쟁사는, 왜 백화점의 파사드는 그렇게 단조로울까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이에 김민규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화성국제테마파크와 관련된 정 대표 발언에 대해 "롯데백화점이 대규모 글로벌 합작 개발 사업 경험이 없어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세계의 재무 상황을 걱정할 만큼 시장에서 (롯데를) 여유롭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는 5만원이 아닌 12만5000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번 와서 보시고 말씀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이밖에 "롯데에서 폐점한 240개 브랜드 상당수가 스타필드로 가서 다행스러워할 게 아니라 아쉬워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그 240개 브랜드도 매우 다행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필드 수원의 디자인을 단조롭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스타필드는 동선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 획일적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이라며 "보기 좋고 아름답기만 하다고 편한 옷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 자기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게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논란이 일자 반나절 만에 신세계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진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양사 경영진이 소통했고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산 표현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