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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영풍…양측, 국민연금+우호지분 단속 관건

기사등록 : 2024-10-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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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으로 전환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MBK-영풍,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요구
최 회장 측 거부 시 정기주총까지 시기 밀릴 수 있어
양측, 국민연금 결정과 우호 지분 단속 등에 과제 산적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모두 공개매수에서 애매한 성적을 얻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 표대결 국면으로 전환됐다.

양측은 다수 지분을 보유한 '우군'의 이탈을 막으면서 '캐스팅보트' 격인 국민연금 등 제3지대 설득에 나서야 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양측 공개매수 종료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과 MBK-영풍은 각각 35.4%, 38.47%의 고려아연 의결권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주총 길게는 내년 3월까지…이사회 진입 나선 MBK-영풍

양측은 공개매수로 인해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7%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의결권 지분율 과반을 넘기려 했던 MBK-영풍의 계획은 완성되지 못했고 최 회장측은 베인캐피탈이 1.41% 확보에 그치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이로서 양측은 짧게는 연내, 길게는 내년 3월까지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까지 장기전에 돌입하게 됐다. 

MBK-영풍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 연합은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신규 이사는 사외이사 12명에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기타비상무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이 가운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MBK-영풍이 추천한 이들 중 12명 이상이 선임되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MBK-영풍 연합은 최고경영자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사회 체제를 개편하기 위해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안건으로 올렸다.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회사의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하게 된다.

다만 임시주총은 최 회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열릴 수 없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 회장이 임시주총 소집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영풍 측이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결국 실제 주총 시기는 내년 초 또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밀릴 수 있다.

◆애매한 지분율의 양측, 국민연금 설득하고 우호지분 이탈 막아야

업계는 캐스팅보트 격으로 남은 국민연금, 우호지분 등의 제3지대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고려아연의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현대차, 한화 등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적은 아직 없다.

이에 양측 모두 우군의 이탈을 막고 국민연금을 설득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활발히 진행할 전망이다. 현재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의 지분율은 18.34%이며 기타 중립적 지분은 26.13%에 달한다. 

공개매수 이후 양측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각각 최 회장이 40%대, MBK-영풍 연합이 42%대로 미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지분율 다툼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모두 1%의 지분율 확보가 아쉬운 상황. 

양측 모두 공개매수 이후 장내매수는 쉽지 않은 상태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종료된 지난 23일 8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던 고려아연 주가는 이후 120~130만원 선의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쉽게 주가가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 모두 장내매수를 더 진행하기엔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 측은 우호지분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한다. 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현대차나 한화 등이 일부라도 기권표를 던질 경우 최 회장의 지분율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고려아연이 신청한 '국가핵심기술선정' 여부 등의 결과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4일 자사의 '리튬이차전지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재의 양극 활물질 전구체 설계, 제조 및 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연금은 향후 소집될 주총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오직 수익성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반발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수익률을 위해 양측의 공개매수에 응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양사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치열하게 설전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MBK-영풍 측이 시중 유통물량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확대한 사실에 대해 시장교란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MBK-영풍 측은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청약 결과는 주주들이 자신들의 대의에 동참해준 것이라고 해석하며 "다수의 주주들이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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