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군인 규모는 최소 1만1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그 중 3000명 이상은 이미 러시아 서부 교전지역 가까이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대통령실이 30일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와 우방국 정보당국은 이미 실행된 북한군 파병 규모를 최소 1만1000명 이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중 3000명 이상은 러시아 서부 교전지역 가까이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1만2000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할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1일 특수전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국정원] |
이 관계자는 "북한군은 러시아의 군복, 러시아의 무기 체계를 사용하면서 러시아 군 체제로 편입된 위장파병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의사소통 등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감지되고 있어서 실제 전투에 언제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계속 관찰하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행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 등을 대가로 받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현지에서 현대전 전술 경험을 습득하는 것은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따라서 북한 군의 활동 전황을 살피고 분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에 전황분석팀이라 부르든, 모니터링팀이라 부르든, 팀을 만들어서 보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서부전선 인근에 있는 북한 군인들의 동향에 대해서는 "몇 군데로 (지역을) 나눠서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점유하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 도네츠크를 비롯한 남부지역으로 보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으로 언제 얼마만큼 보내서 전투를 시작한다는 것은 확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런 대규모의 인원이 서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은 그냥 가서 관찰만 하고 돌아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보당국 발표 이후에 국제사회 규탄이 시작되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10월 23일에서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하고 최선희 외무상이 현재 러시아에 방문해 있는 등 긴급히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정찰위성을 제공받았을 것이란 국가정보원의 분석에 대해서는 "북러 간 오고간 인원들과 여러 전략적 협력사항으로 미뤄 보건데 보다 진전된 수정하거나 개량된 수준의 정찰위성발사가 준비되는 걸로 파악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정찰탐지기능이 강화되는 걸로 우리 안보에 대한 위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이 다음달 5일 미국 대선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해선 "핵 실험은 비교적 준비시간이 짧게 때문에 언제나 결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준비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지만 그것도 역시 가속화해서 실행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그런 동향이 몇번 관찰됐으나 중간 중간 끊기고 있다. 현재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크라이나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응 논의를 위한 특사 파견 논의를 이번 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에서 특사를 지정하고, 우리나라에 와서 이야기할 플랜을 짜는 데는 하루, 이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포탄 지원을 요청한 적 없다"며 "현재 155㎜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는 건 틀린 얘기다. 무기 지원이 논의돼도 1차적으로 방어 무기를 이야기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조만간 한국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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