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11월 5일 미국 대선이 살얼음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성이 좋아하든 말든" 발언이 막판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등으로 유세를 떠나기 전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언급한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성을 보호하겠다'는 발언을 집중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 말은 여성의 주체성, 권위, 권리, 자기 몸을 포함해 삶에 대해 스스로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모욕적"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트럼프가 여성과 여성의 주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사례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나의 경쟁자(트럼프)가 여성의 생식권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하게 보여주는 징후를 계속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그는 여성이 자신의 삶과 몸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와 지성을 우선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위스콘신주의 그린베이 유세에서 주변 참모들이 자신에게 '여성을 보호해주겠다는 말은 부적절하니 하지 말라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나는 '아니다. 나는 이 나라의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다.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말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성이 좋아하든 말든' 발언은 그의 과거 성폭행·성착취 관련 언행 등과도 연루돼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여성 낙태권과 생식의 자유 문제를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내세우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도 이를 놓치지 않고 선거 막판 쟁점화에 나선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평소에도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여성 3명 중 1명이 트럼프 낙태금지법 아래 살게 된다"면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생식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낙태 이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이 지난 2022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으면서 촉발됐다. 이후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들은 속속 초기 임신 이후 낙태를 불법으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을 시행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금지' 논란이 여성 유권자들의 이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최근에는 자신이 '시험관(IVF·체외 인공 수정) 시술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등 여성 표심을 끌어안기 위해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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