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자국 우선주의 기조와 저가 의약품 도입 추진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으로 약가 인하와 자국 우선주의 등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이 신약을 연구하는 모습 / <사진=한미약품> |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발간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리포트에서 트럼프 집권시 필수의약품 탈중국화를 선언함에 따라 자국 기업 우선 지원 방침을 고수하되 필요시 경쟁국과 정략적 협력을 불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약가와 관련해서는 제약사의 자발적인 약가 인하를 유도하고자 세제혜택은 확대하고 규제 신설은 엄격히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 의약품의 관세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해외 빅파마의 위탁생산 수탁 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견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필수의약품 및 의료기기 국내 생산을 촉진해 '미국산' 제품 구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위탁생산개발(CDMO) 시설 생산 의약품의 미국 내 유통 우선권 요구 가능성에 대한 협상력 제고와 논리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중국에 대한 제제 의지가 강한 만큼,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를 겨냥한 '생물보안법' 제정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지난 9월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통과했다. 현재 상원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서명 절차만 남았다. 다만 중국 기업의 로비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견제 기조로 인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진출 기회가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모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약가 인하를 위해 해외 저가 의약품을 수입하거나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사용을 장려하는 방안을 추구한다.
아울러 바이오 산업 전반에 규제 완화를 강력히 지지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 과정의 간소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가격 규제보다는 시장 경쟁을 통해 가격이 자율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생산주의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건비 등의 문제가 있어 오히려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CDMO 기업들의 전망이 밝다고 본다"며 "국내 CDMO 기업들이 향체약물접합체(ADC)와 RNA 치료제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전략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