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스스로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카드를 꺼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끌어 쓴 차입금을 저가의 유상증자를 통해 갚으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에 대한 여론에 결국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고, 돌아선 주주 표심을 잡기 위해 우선 경영 최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상증자 추진 여부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직접 의견을 밝히고 있다. 2024.11.13 yym58@newspim.com |
최윤범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은 기자회견 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금융감독원이 정정 신고를 요구한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 회장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저부터 변화하고 내려놓을 것을 내려놓겠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려아연은 ESG 경영 차원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다.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개정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방안으로 외국인 사외이사와 IR(기업 활동) 전담 사외이사를 선임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돌아선 주주 마음을 잡기 위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화할 것도 약속했다. 아울러 분기배당을 추진하고,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과 안목, 성장성을 지키며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실 것"이라며 "저희를 믿고 지지해 준 주주분들, 합리적 선택을 해오신 주주분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상증자 추진 여부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직접 의견을 밝히고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2024.11.13 yym58@newspim.com |
최 회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MBK·영풍이 지분율을 40% 가까이 끌어올리며 '지분 싸움이 사실상 끝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질문에 "만약 유상증자 철회를 통해서 (주총에서) 필패가 예상된다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더 추진해볼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영풍과 MBK, 저희를 제외한 주주분들의 신뢰를 다시 되찾을 수 있다면 다가오는 임시 주총과 정기 주총에서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MBK 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미국 사업 의혹에 대한 질문에 "MBK의 어떤 분이 MBK와 영풍이 경영하게 되어도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신성장 동력으로 상당히 좋은 사업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당히 놀랍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반된 사실을 토대로 이들(MBK·영풍)이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이 지금 왜 미국에 투자를 하는지에 대해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결론밖에 내릴 수가 없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MBK·영풍 측이 법원에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법원이 11월 27일로 변론기일을 잡았다. 상대방 의견도 듣고 저희 의견도 말씀드리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임시 주총을 당연히 열어서 주주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공개 매수 전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2.4%의 활용 방법에 대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 평가 보상 및 소각 등을 목적으로 매입됐다"며 "그래서 지금 현재 상황에서 자사주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이 왜 자꾸 이렇게 논란이 되는지는 좀 의아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결정하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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