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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통장 1000만 흥행' 카카오뱅크, 시중은행보다 원가경쟁력 앞서

기사등록 : 2024-11-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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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NIM 2.17%…4대 은행 평균 상회
'모임통장' 인기 힘입어 요구불예금 급증
지방銀 경쟁력 이미 추월, 시중은행 위협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올해 3분기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큰 수익원이었던 가계대출 성장세가 주춤했음에도 수익성이 강화된 요인으로는 '알짜' 저원가성 예금의 강세가 꼽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NIM은 2.17%로 ▲KB국민은행 1.62% ▲신한은행 1.65% ▲하나은행 1.47% ▲우리은행 1.46% 등 4대 은행 평균(1.55%)보다 높다.

2024년 1~3분기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전체 은행권과 비교했을 때 크게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핌]

순이자마진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사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카카오뱅크가 수익성 측면에서 4대 은행보다 앞설 수 있었던 건 저원가성 예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원가성 예금이란 금리가 연 0.1% 내외 수준으로 은행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다. 저원가성 예금이 많을수록 예대마진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예대마진은 은행이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나머지 사실상 금융사의 최종적인 수입이 된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1년간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2023년 3분기 56.9% ▲2024년 4분기 55.3% ▲2024년 1분기 56.8% ▲2024년 2분기 56.9% ▲2024년 3분기 57.9%로 올해 들어 꾸준히 커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은행권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2023년 3분기 38.3% ▲2023년 4분기 38.7% ▲2024년 1분기 39.2% ▲2024년 2분기 38.5% ▲2024년 3분기 37.5%로 하락 추세다.

특히 4대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올해 1분기 38.2%에서 이번 분기 36.0%로 2% 넘게 떨어졌다. 4대 은행 중 한 곳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며 저축성 예금으로의 이탈하는 움직임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기 예·적금 등 4대 은행의 저축성 예금 잔액은 지난 1분기 697조9612억원에서 이번 분기 744조7213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정기예·적금보다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폭이 더 두드러졌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할 때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저원가성 예금의 대표적인 예시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1년간 요구불예금 잔액은 ▲2023년 3분기 26조원 ▲2023년 4분기 26조1000억원 ▲2024년 1분기 30조1000억원 ▲2024년 2분기 30조4000억원 ▲2024년 3분기 3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적금 잔액은 ▲2023년 3분기 19조6000억원 ▲2023년 4분기 20조9000억원 ▲2024년 1분기 16조1000억원 ▲2024년 2분기 22조9000억원 ▲2024년 3분기 22조6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5.3%다.

카카오뱅크 요구불예금 증가는 지난 2018년 12월 출시한 '모임통장'의 흥행과 비례한다. '모임통장'은 출시 5년 만인 올해 1000만 고객을 돌파했다. 이번 분기 기준 이용자 수와 잔액은 각각 1100만명, 8조원이다. '모임통장'은 함께 이용할 친구를 메신저 앱 카카오톡으로 바로 초대할 수 있고, 안심계좌번호 기능으로 보안성을 갖췄다. 신속성과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 여기는 고객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정식 금융사로 자리 잡아감에 따라 고객 수 자체가 늘어나며 예금 상품 유입 고객도 많아진 것"이라며 "현대인 니즈를 빠르게 파악한 혁신적인 예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수익성이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9월 말 기준 고객 수는 24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만명 늘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같은 기간 100만명 이상 증가한 1874만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뱅크)의 예금 규모는 이미 지방은행을 뛰어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터넷뱅크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46조7715억원으로 지방은행 전체(24조8989억원)의 두 배 규모다.

가계대출 관리·금리인하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원가성 예금의 중요성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예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타 업권과의 협업을 통한 선불충전액 연계 통장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마이비즈 사업자 통장' 상품을 개발 중이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도 네이버페이와 함께 '머니하나 통장'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통장 개발을 위해 네이버페이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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