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연세대학교가 수시 모집에서 불거진 논술 시험 유출 사태에도 입시 절차 강행을 시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오는 12월 13일 예정된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를 위해 '가처분 인가 결정' 시 항고 방침을 밝혔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도중 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돼 문제 사전 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현행 법 체제는 3심제로 한 사건에 대해 세 번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항고는 결정이나 명령에 불복해 2심을 신청하는 것을 뜻한다. 항고심에 이어 2심에 대한 불복인 상고까지 이어질 시 소송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전보성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5일 논술 수험생 18명 등 총 34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는 결정을 했다. 이에 '논술 시험 재이행 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 때까지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절차 진행이 중지된 상태다.
이에 연세대는 가처분 인용 결정에 불복해 즉각 법원에 가처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신속 기일 지정 신청서도 함께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가운데 오는 19일 오후 5시 연세대 이의 신청에 대한 심문 기일이 열린다.
연세대는 항고심 결과에 따라 논란이 된 논술 시험 모집 인원의 정시 이월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수험생 측이 요구하는 해당 전형의 재시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세대는 신속 기일 지정 신청서에서 "대학은 2025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 기본사항에 따라 12월 13일까지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를 완료해야 한다"며 "만약 가처분 인가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에 대한 항고를 통해 항고심 결정까지 내려진 이후 모집 인원을 정시로 이월할지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수험생 측 집단 소송을 대리하는 김정선 변호사(일원법률사무소)는 "연세대는 대책에 대한 고민과 의지가 없고 시간 끌기 작전으로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논술 시험 재시험 이행이 아닌 정시로 이월할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전형 지원자는 1만444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당 전형에 응시한 수험생은 "정시로 이월하면 총 6회인 수시 기회 중 한 번을 날리는 등 수험생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며 "재시험을 보지 않으면 어떤 방식으로 수험생들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지 연세대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연세대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은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 일찍 배부되며 불거졌다. 감독관은 뒤늦게 시험지를 회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 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 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시험 도중에 문항 오류도 발견돼 시험 시간도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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