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에 이어 영국도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영국 현지 매체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영국은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허용하면서도 당분간 대외적으로는 이를 공개하지 않는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제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제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 프랑스제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칼프-EG(SCALP-EG)' 등이다. 에이태큼스는 최대 사거리가 300㎞이고, 스톰섀도와 스칼프-EG는 250㎞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겠다"면서도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나는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내 목표를 타격할 수 있도록 스톰섀도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이태큼스에 한 조치를 뒤따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바이든 대통령의 에이태큼스 공격 승인 이후, 스타머 총리도 우크라이나가 스톰섀도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했다.
같은 날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도 의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사용과 관련 "원거리 타격 미사일을 거론함으로써 운용 보안을 손상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타머 총리와 힐리 장관이 스톰섀도 사용 허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자세하게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군사과학 책임자 매튜 사빌은 "에이태큼스 기준이 완화되면 스톰섀도와 스칼프-EG의 기준도 완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관점에서 볼 때 미사일 사용 허용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실제로 사용된 후에야 발표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도 스칼프-EG 미사일 공격 허용에 적극적인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을 당한 곳에서 러시아 목표를 향해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 하는 것은 우리의 분명한 옵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