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한국경제인협회는 조세 전문가 대다수가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한경협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7~29일 조세 관련 전문가들 106명을 대상으로 '상속세 개편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대다수(82.1%)는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35.9%에 달했으며,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상속세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과세체계가 오랫동안 개편되지 않아 국민 소득·자산 가격이 상승한 현실 미반영(33.7%) ▲높은 세 부담이 기업 경쟁력과 경영 안정성 저해(30.7%) ▲소득세와의 이중과세로 인한 과도한 세부담(16.5%) 등이 지목됐다.
한국경제인협회 [사진=뉴스핌DB] |
상속세 완화의 경제적 영향을 묻는 질문에서 전문가의 73.6%는 상속세를 완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한경협은 "상속세 완화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보다 안정적인 투자·고용 환경이 조성됨으로써,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의 65.1%가 상속세를 완화하면, 우리나라 증시가 해외 주요국의 증시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상속세를 완화해도 증시에 영향이 없거나(27.3%)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3.8%)이라는 응답은 그 절반 수준인 31.1%에 그쳤다.
전문가의 62.2%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은 수준(44.3%)이거나 보통(17.9%)이라고 답변했다. 경쟁력이 높은 수준이라는 응답 비중은 37.8%였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경쟁력이 해외 주요국 대비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세율(39.9%)을 지목했으며 ▲글로벌 추세에 반하는 '유산세'형 과세 방식(18.2%) ▲미흡한 인적공제(12.1%) ▲가업상속공제 등 세제지원 미흡(11.1%) ▲일률적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등 재산평가 방식의 비합리성(8.6%) 등이 뒤를 이었다.
한경협은 "상속세를 포함한 우리나라 재산세제의 글로벌 경쟁력은 실제로 선진국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이 지적한 높은 세율과 글로벌 추세에 반하는 과세체계가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일반 국민에 이어 조세 전문가 대다수도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현재 상속세제 개편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 주요국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완화해 온 것처럼 우리나라도 과세체계 등 제도 개편을 통해 기업 경영 환경 개선과 해외 투자 유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9.51%포인트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