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한 달 만에 나고야에서 다시 만났다.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 '2024 월드랠리 챔피언십(WRC)'으로 만났지만 업계가 주목한 것은 두 기업 간의 '수소 협력' 발언이었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일본 나고야의 토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 현장에서 토요타 회장과 함께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랠리팀 부스를 방문했다. 두 사람은 지난 10월 27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개최된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공개 회동을 한 바 있다.
◆정의선 회장 "수소 잘 협력할 것" 아키오 회장 "인프라는 협조"
아키오 회장은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현대차와의 활발한 교류는 한일 양국과 자동차 업계에도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소 인프라를 비롯한 양 사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도 이날 시상식에서 "(아키오 회장과 오전에) 수소 얘기를 해서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 사 회장이 '수소'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양측 모두 미래 모빌리티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축으로 수소를 꼽은 만큼 협력의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 달에는 양 사가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협업을 약속하면서 수소 협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두 회사는 지난달 17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협력에 나선다고 발표하며 공식적인 협력을 선언했다. 이어 현대차의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토요타리서치인스티튜트(TRI)가 AI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로보틱스 분야 협력에서도 속도를 내기 시작한 만큼 수소 협력도 본격적으로 협력 방향이 공개될지 추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수소차는 특히 국가 간의 인프라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수소 저장, 생산, 운송, 충전 기술에 모두 큰 투자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수소 충전소의 운영 및 유지관리 비용도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이를 감당하긴 어렵다. 이에 수소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 있는 두 회사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손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다.
아키오 회장 역시 "인프라와 관련된 것은 앞으로 경쟁이라기보다는 협조라는 차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수소차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는 차원에 공감한 발언으로 비친다.
토요타는 BMW그룹과 수소연료전지차(FCV) 양산차 개발을 위해 8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주행 부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토요타는 자사의 수소차 브랜드 '미라이'에서 수소전기차를 넘어선 액체수소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넥쏘 후속 모델을 내놓고 전기 승용차 시장을 꾸준히 두드릴 계획이다. 현대차가 수소 분야에서 공식적으로 협력을 약속한 완성차 기업은 아직 없다. 현재 현대차와의 수소 협력이 예상되는 기업은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내정자는 지난달 31일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공개하며 "토요타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수소가 연관된 부분은 전체적으로 열려 있다"며 "모빌리티, 운송뿐 아니라 중공업, 발전 등 기타 부분이 다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그런 부분에서 기술적, 상업적 시너지를 맞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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