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는 출범 후 수일 안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승인하고 원유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트럼프 정권 인수팀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석유와 천연가스 증산은 이민 문제와 함께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올라와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전기차 세금 혜택 및 청정 발전소 기준 강화 등 바이든 정부가 석탄과 천연가스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기 위해 취한 입법 및 규칙을 바로 취소할 계획이다.
정권 인수팀이 마련 중인 에너지 대책은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기간 중 화석 연료 생산 확대를 약속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먼저 바이든 정부가 올해 1월 대선을 의식해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취한 신규 LNG 수출 허가 동결 조치를 해제하고 수출 허가를 재개할 계획이다. 동시에 석유 시추 허가를 최대한 빨리 내주고 미국 연안의 5개년 시추 계획을 재가동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의 수출 허가 동결로 멈춰 있는 루이지애나주 내 여러 개의 원유 시추 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또한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 에너지부의 수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의 LNG 수출 사업 5건이 재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취임 전에 환경평가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이 보고서가 새 정부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취소한 키스톤 파이프라인 사업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은 캐나다의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기 위한 것으로 수십억 달러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다.
에너지 대책의 다수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고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해 실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첫날 에너지 비상 사태를 선언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이같은 장애물 해소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연안과 연방 토지에서 원유 시추 사업을 활발하게 재추진할 계획이다. 연방정부 소유 토지와 해상 시추로 생산된 원유는 미국 원유 생산량의 약 4분의 1, 천연가스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연방정부 토지 또는 인디언 소유 토지에서 시추 허가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바이든 행정부 초기 3년 동안 평균 258일이 걸렸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172일보다 크게 늘었다.
트럼프 정부는 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원유 매장 가능성이 높은 연방 토지를 개발자에 제공할 예정이다.
차기 정부는 또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를 늘리기 위해 자금 지원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앙등하자 비축유를 대량으로 방출, 비축량이 3억5000만 배럴로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하면 비축유를 전례없는 수준으로 채워넣겠다고 말한 바 있다. SPR은 현재 3억9000만 배럴 남아있다. 지금까지 최고 비축량은 2009년 7억2700만 배럴이었다.
이외에 트럼프 보좌관들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 친화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트럼프 당선자에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수압파쇄법(Fracking), 수평굴착법 등 시추 기술이 발달했으며 세계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미국 수입량을 늘리면서 LNG 수출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펠로우스 근처 원유 시추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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