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과 함께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새로 부과하고, 중국에 10%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고 공표하면서 한국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무관세 효과에 따른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혜택을 기대하고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한국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미국에서의 생산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기아·삼성·LG전자 등 車·전자 공장 직접 타격 불가피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에는 기아 공장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와 대기업과 부품 협력사들의 생산공장이 몰려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선박 선적을 앞두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멕시코에 7억5400만 달러(1조600억원)를 투자했다. 멕시코가 유치한 해외직접투자 국가들 중 10위 규모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효과가 극대화된 2022년에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액(6억8600만 달러)은 전년(3억1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멕시코는 값싼 인건비와 미국 무관세 수출 혜택으로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이 많이 진출했다. 증권가에선 트럼프의 대선 공약인 10% 보편관세만 현실화해도 기아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6%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1기 정부를 전후로 대중 무역 제재를 피해 미국과 무관세 협정을 맺은 멕시코에 투자를 늘리고 미국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맡겼다"며 "트럼프의 25%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멕시코 투자 전략도 전면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이후 멕시코 투자액 2배 이상 늘어
멕시코에 북미 수출기지를 두고 있는 가전업계도 미국에만 생산망을 구축한 월풀 등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 텔레비전 공장을, LG전자는 텔레비전과 냉장고, 전장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멕시코 생산 기지와 미국 현지 공장 등을 바탕으로 북미 텔레비전 및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1, 2위를 차지해왔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멕시코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트럼프의 멕시코 협상 전략이 또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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