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이미 시장에 안착해 조 단위 매출을 내고 있는 LG전자와의 차별화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가전을 중심으로, LG전자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삼성전자, 90% 이상 AI 제품으로 구성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AI 구독클럽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강점은 구독 제품의 90% 이상을 AI 제품으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주요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모니터와 사운드바까지 총 17종의 구독 서비스 제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삼성스토어 서초에서 매니저가 방문 고객에게 '삼성 AI 구독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케어 서비스도 AI로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AI 기능을 활용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AI 구독클럽은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기기 진단 결과 ▲기기 사용 패턴 ▲에너지 사용량 등의 정보를 월 1회 구독 고객 전용으로 '월간 케어 리포트'를 제공해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 LG전자, B2B 대상 제품까지 라인업 다양화
일찌감치 가전 구독 사업에 진출한 LG전자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털로 처음 구독 사업에 발을 들인 LG전자는 2022년 대형 가전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실제 LG전자의 구독 사업은 연평균 30%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9628억원, 올해 3분기에는 1조2386억원을 기록해 유니콘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LG전자의 강점은 '다양성'에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6종 더 많은 23종의 구독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수기,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다양한 프리미엄 생활가전과 TV, 노트북 등 홈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기업간거래(B2B) 대상 AI 클로이(CLOi) 로봇 그리고 환기 시스템 등이 있다.
LG전자 구독 서비스 라인업의 일부. [사진=LG전자] |
구독 기간에 있어서도 LG전자는 구독 기간이 제품에 따라 3~7년으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3년 혹은 5년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판매 채널에서도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삼성스토어 및 삼성닷컴에서만 구독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LG전자는 베스트샵, OBS, 백화점, 전자랜드, 홈플러스 등 보다 다양한 채널에서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LG전자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를 구독 서비스에 포함하거나 구독료 경쟁력을 가져가는 등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전 구독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에서 2025년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