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콧대 높은 롯데와 신세계가 가성비 좋은 다이소를 잇따라 입점시키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형마트, 슈퍼 등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는 점포에 입점하는 매장 비중이 19%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다이소는 롯데와 신세계가 운영하는 유통 채널 중에서도 잡화류를 취급하는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데 국한됐으나 이제는 복합쇼핑몰로 점차 업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서로 '윈윈(WIN-WIN)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로 타깃 고객층이 다른 만큼 양측 모두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고객층이 넓어지는 것은 즉각적으로 매출 증가로 이어져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부산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 외부 전경. [사진=신세계사이먼] |
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최근 대형 매장에 연이어 출점하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프리미엄 아울렛인 신세계사이먼이 운영하는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이하 부산 신세계아울렛)에 입점했다.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 중 다이소가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신세계아울렛에 문을 연 다이소의 매장은 1322.3㎡(400여평) 규모다. 지난 8월 이마트 의왕점 문을 연 지 4개월 만이다. 신세계아울렛에서도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는 나이키에 500평대 면적을 할애하는 것을 감안하면 다이소에 큰 공간을 내준 셈이다. 해당 매장이 있는 층에서도 가장 면적이 넓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스타필드, 이마트에도 다이소를 입점시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이마트 죽전점을 새로 단장한 스타필드마켓 죽전, 스타필드시티 위례, 스타필드 하남 등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은 당시 기준 지역 상권 내 최대 규모다.
롯데 역시 롯데마트에 이어 지난 10월 복합 쇼핑몰 '던던 동대문점'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다이소 매장을 냈다.
다이소는 이달 중 경기 평택 고덕브리티시에 800평대 매장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고덕브리티시는 고덕브리티시는 고덕국제신도시 내 영국풍 테마가 적용되는 패밀리스트리트몰(mall)이다. 평택 고덕브리티시점은 이마트 의왕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올해 들어서 숍인숍 매장 규모도 더욱 키우고 있다. 2600㎡ 이상(800평가량) 규모의 대형 점포도 대형마트 안에 입점하고 있다. 실제 올 4월엔 홈플러스상봉점에 2843㎡(860평) 규모로 매장을 조성한 데 이어, 8월엔 이마트의왕점 890여평, 롯데마트김해점 810여평으로 연이어 대형 매장에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다이소 이마트의왕점 매장 모습. [사진=다이소] |
이러한 대형 점포 출점 전략은 코로나19 이후 굳어지는 모습이다. 과거 다이소는 대형 매장보다는 단독 매장이나 도심 속 일반 상가에 입점하는 식으로 출점 전략을 펴왔다. 독자 생존 전략을 고수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형마트, 슈퍼 등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매장을 출점하는 점포 수는 매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형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 수는 ▲2020년 253개점 ▲2021년 258개점 ▲2022년 266개점 ▲2023년 290개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매장 규모와 비교할 때 대형 점포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19%를 넘어섰다. 연도별로 입점 매장 비중은 2020년에 18.9%까지 올랐다 2021년 18.6%, 2022년 18.5%로 하락했으나 지난해 19.1%로 19%를 돌파했다.
이는 유통 대기업과 다이소의 '윈윈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 대기업들은 다이소의 고객층에 주목하고 있다. 다이소의 고객층은 1020세대로, 고객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통 대기업들은 다이소 유치에 적극적이다. 대형마트의 경우엔 그로서리(식품)를 강화하고 비식품을 줄이는 공간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만큼 다이소를 입점시켜 비용 감축 효과를 노리고 있다. 유통 대기업 측에서 먼저 다이소에 입점을 제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다이소 입장에서도 대형 매장 입점은 매출 증대에 효과적이다. 대형마트는 소비자 접근성이 좋아 체류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양측 모두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오프라인 출점 속 다이소는 올해 '매출 4조원' 벽을 깰지도 주목받고 있다. 다이소의 매출 증가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분위기다. 지난 2019년엔 매출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넘어선 3조460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 성장률은 17.5%에 달한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속에서 거둔 견조한 성장세다. 작년 영업이익은 9.4% 늘어난 261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이소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에서 저희 쪽에 입점을 제안해 매장을 내는 경우도 있다"면서 "대형마트는 비식품을 줄이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저희는 마트 등 대형 점포 고객을 유인해 객단가를 높일 수 있어 윈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매출 성장세를 뵜을 때 매출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4조원 매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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