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본격 진행한다.
이는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이른바 계엄 군 3인방이 일제히 계엄 사태의 정점으로 윤 대통령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무산됨에 따라 오는 16일 2차 소환조사를 통보할 예정이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 대해 15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 검찰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우편으로도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이후 송달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계엄 군 3인방 (왼쪽부터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
이처럼 특수본이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 착수 일주일여 만에 윤석열 대통령 소환조사 방침을 공개한 이유는 계엄군 지휘부 '3인방'이 내란 혐의의 정점으로 윤 대통령을 지목하는 진술을 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구속된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을 비롯해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 주요 지휘관 3명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 선포 이전부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언급한 정황과 선포 당일 대통령 지시 내용을 상세히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곽 사령관과 이 사령관은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았다.
곽 사령관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데 이어 검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령관도 계엄 당시 국회 현장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고, 특히 마지막 2차례 통화에서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이 임박하자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전화해 "왜 그걸 못 끌어내냐"며 언성을 높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계엄을 사전에 모의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진술을 확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 사령관은 최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비공식 석상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비상조치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만류했으나 결국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시점이나 내용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는 것이 여 사령관 측 주장이다.
곽 사령관도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3곳,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 사령관도 계엄 선포 전부터 계엄 작전을 알고 있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선포하고(내란),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해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수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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