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12-17 07:59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이 분열 위기를 맞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 찬성한 의원을 색출하자는 극단적인 얘기가 나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동훈 제거설'까지 나돌고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분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투표 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128명 중 6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엔 12명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기권, 무효표까지 합하면 이탈자는 23명에 달한다. 이탈자 상당수는 친한(친한동훈)계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뒤 국민의힘 갈등도 심상치 않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색출 움직임은 분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당내에서는 '한동훈 2단계 축출 시나리오'가 돌았다. 1단계는 한 대표를 몰아내고 비상대책위원회로 간다는 내용이다. 2단계는 당 윤리위 등을 다시 꾸려 온라인 당원 게시판 논란을 조사해 한 대표를 제명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1단계 시나리오는 현실화했다. 한 대표는 146일 만에 탄핵안 파동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단계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만일 2단계 시나리오가 진행된다면 박 전 대통령 탄핵 때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친한계 관계자는 17일 "1단계로 한 대표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친윤계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다"며 "친윤계로 당을 정비한 뒤 당 게 논란이 된 한 대표 가족 문제를 빌미로 한 대표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친윤계가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쪽으로 가면 당의 존립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며 "국민의 편에서 강력히 싸울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누구를 낙점할지, 당 정비를 어떻게 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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