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3-31 17:22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3%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코스닥도 2% 이상 떨어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7.27포인트(3.02%) 내린 2480.71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조3866억원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7833억원, 4844억원 순매수 했다.
이날 전일 대비 55.98포인트(0.21%) 내린 2502.01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중 낙폭을 키우며 장중 2470선까지 밀렸다가, 2480선 초반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공매도 재개와 함께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가팔랐다. LG에너지솔루션이 6.04% 떨어졌고, 삼성전자우(-4.84%), SK하이닉스(-4.32%), 삼성전자(-3.99%), 현대차(-3.80%), 기아(-3.15%), NAVER(-1.90%)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하락세는 코스닥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코스닥지수는 17.13포인트(2.47%) 내린 676.63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30억원 팔아치웠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2억원, 32억원 사들였다.
이차전지주인 에코프로(-12.59%)와 에코프로비엠(-7.05%) 등은 대차잔고 급증에 따른 공매도 압박에 직격탄을 맞았다. 제약·바이오 종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상위 종목 중에는 셀트리온(-4.57%), 삼성바이오로직스(-3.34%), 코스닥 종목 중에는 HLB(-3.67%), 삼천당제약(-2.37%) 등이 하락했다.
이차전지 업종은 공매도 외에도 실적 우려까지 겹치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지속적인 재고 조정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은 전 분기 대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시작되면 주가 변동성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이 흔들리면서 지수도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아시아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급락을 단지 공매도 재개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면서도 "예상대로 대차잔고가 높았던 이차전지 및 전력기기 관련주들의 조정이 컸다"고 분석했다.
한편, 달러/원 환율 또한 전 거래일 대비 6.70원 오른 1473.2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3월 13일(1483.5원)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원화 약세는 결국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렀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