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불경기와 고용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청년들이 대학원 진학 대신 공무원 시험 응시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BBC 중문판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올해 전국 석사과정 입학시험 지원자 수가 343만 명으로, 2022년의 474만 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 국가공무원국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시험 응시 인원 수는 371만 명이었다. 공무원 시험 응시 규모가 대학원 입학 응시자 수를 넘어선 것은 10년 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2년 중국의 대학원 입시 응시인원은 474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공무원 시험 지원자 수는 2019년 127만 명에서 올해 371만 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구직이 여의치 않은 대학 졸업생들은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대학원 진학은 어려운 취직 경쟁을 회피하고, 대학원 졸업 후 몸값을 올리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에 구직난이 심화되었으며, 젊은이들이 대거 대학원에 진학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하지만 당시 대학원 진학자들 역시 석사 졸업 후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반면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국은 공무원 수를 대폭 늘렸으며, 지원자 수도 급증했다.
대학원 응시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공무원 응시생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그만큼 여의치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공무원은 급여가 낮지만 고용이 보장되며 안정적이다. 반면 사기업은 급여가 비교적 높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입사 후에도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한다. 또한, 중국의 노동시장은 해고가 비교적 쉬운 만큼 해고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한다.
2010년대의 중국만 하더라도 용감하게 도전하면 신분 상승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사회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새로운 시도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결국 중국 청년들이 현실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BBC는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가 급증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에서 중속 성장으로 전환한 것을 배경으로 개인들의 집단적인 전략 조정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청년들은 낮은 가능성의 사회적 성공을 포기하고 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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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후난성의 한 취업박람회장에서 졸업을 앞둔 여대들생이 설명을 듣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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