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리그1 울산 HD가 혼란스러운 시즌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변화가 찾아왔다. 박주영 코치가 올 시즌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코치는 지난 4일 개인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남기며 퇴단 의사를 전했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올리게 됐다"라고 운을 떼며, "팬 여러분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여러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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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에서 플레잉 코치로 활약했었던 박주영. [사진 = 박주영 SNS] |
박 코치는 스스로 "코치로서 역할을 완전히 수행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책임을 강조했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울산을 떠나려 한다"라고 결심을 밝혔다.
울산은 지난 3년 동안 K리그1을 지배하며 3연패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그 기세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다. 시즌 내내 부진이 지속됐고, 11승 11무 16패라는 초라한 기록과 함께 최종 9위까지 떨어졌다.
우승 후보에서 잔류 경쟁팀으로 추락한 초유의 시즌이었다. 중도에 김판곤 감독이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부임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신 감독마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의 불화가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감독 교체가 두 차례 일어나는 과정에서 폭로전까지 이어지는 등 시즌이 끝난 뒤에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노상래 감독대행 체제로 치러진 최종전에서도 울산은 제주에 0-1로 패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다만 수원FC가 광주에 패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10위권 밖 추락을 피하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면했다. 결과적으로 아슬아슬하게 1부 잔류에 성공했지만, 최근 몇 년간 '왕조'로 불렸던 팀의 위상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시즌 마감이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구단은 지난 2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팬들에게 사과와 재정비 의지를 밝혔다. 울산은 "연패를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올 시즌 팬들의 기대가 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최종 9위라는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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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박주영 코치가 10월 21일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경기에서 울산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10.21 wcn05002@newspim.com |
이어 두 차례의 감독 교체에 대해 "모두 구단의 결정이었다"라며 책임을 인정했고, 향후 시스템 보완을 통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시즌 중 폭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신태용 감독 관련 질문에는 별도의 언급을 삼갔다.
울산은 9일 일본 J리그 마치다 젤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6차전 원정 경기를 끝으로 길었던 혼란의 시즌을 정리하게 된다. 박주영 코치에게도 마지막 울산 일정이 된다.
박 코치는 2022년 FC서울을 떠나 울산에 합류해 선수로서 우승을 경험했고, 이후 플레잉 코치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잇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은퇴 후 올해 정식 코치로 자리하며 김판곤 감독의 퇴진 이후에도 유일하게 코칭스태프에 잔류해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선수단을 중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팀 내에서 '가교 역할'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만큼 그의 퇴단은 울산이 시즌 종료 후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이할 것임을 시사한다.
그는 "마지막 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종의 미라는 표현조차 부끄럽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시즌 종료 후 다시 한번 팬 여러분께 인사드리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사실상 울산 생활의 마지막 인사를 예고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