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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전기 SUV 끝판왕이 보여준 '자율주행'의 미래

기사등록 : 2025-12-0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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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서 증명한 슈퍼크루즈의 정밀한 안전성
'FSD와 다른 길'…사람 중심 보조주행의 완성도
한국 도로 흐름을 읽는 정교한 '핸즈프리' 경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캐딜락이 야심차게 내놓은 첫 풀사이즈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는 숫자보다 체감이 먼저 오는 차였다.

길이만 5.7m가 넘는 거대한 차체와 739km 주행거리, 205kWh 배터리, 750마력 출력은 스펙 시트에서도 충분히 강렬하지만, 실제 시승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건 국내 최초로 적용된 핸즈프리 주행 기술 '슈퍼크루즈(Super Cruise)'였다. 단순히 조향을 대신하는 기능을 넘어 운전 자체의 결을 바꿔 놓는 느낌이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5일 캐딜락은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호텔에서 에스컬레이드 IQ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주행코스는 소노캄 호텔부터 파주시 카페까지 약 44km를 달리는 것으로 이뤄졌다. 코스의 대부분이 자유로로 짜여있어 GM의 자랑인 '슈퍼크루즈'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슈퍼크루즈는 제한된 구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아쉬움이 남았지만,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처럼 시스템이 지원하는 구간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티어링 휠 위에서 손을 떼고 주행을 맡기는 순간, 차는 도로의 흐름을 면밀하게 읽어내며 자연스러운 추월과 차선 유지, 차간거리 조절을 이어갔다.

한국 도로 특성에 맞춘 데이터 기반 제어가 정확하게 구현돼, 과도한 추월이나 1차선 장기 점유 같은 불필요한 움직임은 최소화됐다. 주행 흐름에 잘 녹아드는 방식으로, 차가 도로 매너를 스스로 숙지하고 있는 듯한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슈퍼크루즈 작동 장면. [사진=이찬우 기자]

자주 비교되는 테슬라의 FSD와는 성격부터 달랐다. FSD가 자율주행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에 가깝다면, 슈퍼크루즈는 '운전자를 보조하는 데 최적화된 기술'이라는 점이 명확하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지 엄격하게 체크하며, 고개를 돌리거나 시선이 흐트러지면 즉각 경고를 보내는 방식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운전자의 집중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구조는, 민감할 정도로 철저하게 구성된 GM식 안전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완전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첨단 보조 기술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분명했다.

이같은 기술적 안정감은 차량의 기본기와 결합하며 더 단단하게 다가왔다. 205kWh 배터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750마력의 힘은 거대한 차체를 가뿐하게 밀어붙였고,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구분조차 어려울 만큼 매끄럽게 걸러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사륜 조향 시스템이 구현한 회전 성능도 의외의 하이라이트였다. 전장이 5.7m가 넘는 대형 SUV가 도심에서 민첩하게 방향을 틀었다. 실제로 유턴을 해보니 3차선 안에서 넉넉하게 차를 돌릴 수 있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실내 경험은 전기차라기보다 프라이빗 라운지를 연상시킨다. 55인치 파노라믹 대형 디스플레이와 고정식 글라스 루프, AKG 38 스피커와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는 '움직이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완성된다. 콘솔 냉장고, 디테일한 재질 마감, 섬세한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감성 품질도 확실히 고급 브랜드의 본령을 지킨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에스컬레이드 IQ는 캐딜락이 전동화 시대에 내놓는 선언문 같은 차다. 성능, 정숙성, 공간, 기술 어느 하나 절충하지 않는 풀사이즈 전기 SUV의 정수를 보여줬고, 무엇보다 슈퍼크루즈의 체감성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운전 방식의 진화'를 경험하게 했다.

제한된 구간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 안에서 보여준 완성도는 현존 전기 SUV 중 가장 앞선 축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1억원이 비싼 가격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통해 그 값어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모델로 보인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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