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잇단 인명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동시에 경고 신호를 받았다.
![]() |
| 지난 18일 작업자 매몰 사고가 일어난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현장. [사진=신수용 기자] |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잇따라 신용등급 하락 또는 등급전망 하향 조정을 받았다. 잇단 안전사고와 대규모 영업적자, 현금흐름 악화가 겹치며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
지난 18일 오후 1시 22분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여의도 신안산선 4-2공구 여의도정거장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낙하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해 4월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구 터널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후 8개월 만에 또다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이앤씨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신안산선 사고 이후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데다, 공사 중단에 따른 매출 공백과 추가 비용 부담이 동시에 반영되며 재무 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는 판단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적자 전환했고, 미분양 사업장 관련 운전자본 부담과 차입금 증가로 재무 레버리지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안전사고 이후 전 현장 작업 중단과 재개 과정에서 추가 원가가 발생한 점을 구조적인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박찬보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대규모 영업적자와 함께 순차입 구조로 전환되며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며 "안전사고에 따른 추가 비용과 평판 리스크가 당분간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포스코이앤씨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사고 이후 비용 반영이 본격화되며 수익성과 재무지표가 동시에 악화된 점을 주요 배경으로 들었다.
올해 건축사업 대손상각비와 해외 프로젝트 원가 상승, 안전사고 관련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영업실적이 크게 훼손됐다고 봤다. 차입 부담이 늘어나고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면서 재무 완충력이 저하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사 중단 및 재개 과정에서 발생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신안산선 사고 이후 지체상금과 복구공사 비용, 건축·해외사업 부문의 손실이 집중되며 영업이익률이 급락했다"며 "영업현금흐름 약화와 재무 레버리지 확대를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또한 포스코이앤씨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연이은 안전사고로 인한 공사 중단과 비용 증가가 재무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포스코이앤씨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안전사고 이후 전 현장 점검과 공사 재개 과정에서 예상 손실이 추가로 반영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로 인해 수익성 회복 시점이 지연되고 있으며 차입 부담 확대와 함께 재무지표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향후 실적 회복 여부와 안전관리 강화 성과가 신용도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홍석준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연속적인 안전사고로 인한 평판 저하와 공사 중단 영향이 재무 안정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수익성 회복과 부채비율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하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신안산선 전 구간을 대상으로 한 즉각적인 특별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전체 11개 공구 가운데 7개 공구를 시공하는 주간사로서 전 구간을 대상으로 한 안전수칙 재수립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사고로 소중한 동료 한 분이 유명을 달리하신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사적인 안전 강화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사과한 바 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