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을 예정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FIFA 랭킹 129위의 짐바브웨를 상대로 두 차례나 동점을 허용하는 어려운 경기를 치른 끝에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남아공은 30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마라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짐바브웨를 3-2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남아공은 조별리그를 2승 1패, 승점 6으로 마무리하며 같은 날 이집트와 비긴 이집트(2승 1무·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토너먼트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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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하네스버그 로이터=뉴스핌] 남아공의 시포 음불레가 가나와의 친선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2025.12.16 wcn05002@newspim.com |
남아공의 이번 16강 진출은 지난 2023년 대회에서 3위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대회에는 24개국이 참가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렀으며, 각 조 1·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추가로 16강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남아공은 앞선 경기에서 앙골라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대회 최다 우승국(7회)인 이집트에 0-1로 패하며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남아공은 내년 1월 5일 열리는 16강전에서 F조 2위와 맞붙을 예정이다. F조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코트디부아르와 카메룬이 나란히 승점 4를 기록 중이며, 모잠비크(승점 3)까지 가세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면 짐바브웨는 1무 2패(승점 1)로 조 최하위에 머물며 대회를 마감했다. B조 3위를 차지한 앙골라(2무 1패·승점 2)는 다른 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남아공이 주도했다. 남아공은 전반 7분 체팡 모레미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왼쪽 측면에서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한 뒤 라일 포스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내준 공을 모레미가 받아 왼발로 감아 찼고, 이 슈팅이 수비수 디바인 룽가의 다리를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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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하네스버그 로이터=뉴스핌] 남아공 선수들이 가나와의 친선 경기를 앞두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2025.12.16 wcn05002@newspim.com |
그러나 남아공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19분 짐바브웨가 빠른 공격 전개로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전반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 들어 남아공은 다시 공세를 강화했고, 후반 5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 소속으로 뛰고 있는 포스터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2-1을 만들었다. 짐바브웨 수비수의 백헤더 패스가 짧게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포스터가 골키퍼보다 먼저 머리를 갖다 대며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남아공은 또 한 번 수비에서 흔들렸다. 후반 28분 짐바브웨의 역습 상황에서 나온 마스완하이스의 슈팅을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가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공이 수비수 오브리 모디바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며 자책골이 됐다. 스코어는 다시 2-2 동점이 됐다.
승부를 가른 장면은 후반 막판에 나왔다. 후반 37분 남아공의 코너킥 상황에서 모하우 은코타의 슈팅을 짐바브웨 미드필더 마벨러스 나캄바가 머리로 걷어내려다 손에 공이 맞았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핸드볼 반칙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오스윈 아폴리스는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남아공에 값진 결승골을 안겼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남아공은 점유율에서 66%-34%로 크게 앞섰지만, 슈팅 수는 16-10으로 짐바브웨에도 적지 않은 기회를 허용했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 역시 여러 차례 내주며 FIFA 랭킹 차이가 크게 나는 상대를 상대로 끝까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남아공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지켜내며 토너먼트 무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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