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 시내버스가 일제히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시내버스 노사 간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13일로 예정됐던 서울시내 버스 파업 대란이 현실화됐다. 파업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은 출근길 큰 혼란에 빠졌고, 강추위 속에 대체 교통수단을 찾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번 사태는 땜질 처방에 따른 예고된 인재다. 시내버스 업계의 만성 적자와 퍼주기 식 버스 준공영제 운영 등 해묵은 숙제를 풀지 못한 채, 그간 파업 등 위기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에 극적 타결하는 정도의 땜질식 처방으로 노사협상의 뒷맛은 그리 개운하지 않았다. 핵심 현안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시민 이동권을 볼모로 삼는 행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 |
| 이경화 사회정책부 차장 |
서울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2004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서울 시내버스는 민간 버스회사가 운영하지만, 서울시가 준공영제를 통해 외곽 노선 등 공공성 유지에 관여하고 버스업체의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 주는 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버스회사의 경영 개선 없이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시내버스의 적자가 심화되면서, 서울시는 연간 약 8000억 원의 막대한 시민 혈세를 투입해왔다. 이러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문제다. 여기에 시는 임금 인상률 10%대를 기록하게 되면 올해 추가 재정 부담이 최소 1000억 원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시민 입장에서 보자. 시내버스 회사들이 매년 수천억 원의 혈세를 지원받고도 되돌려주는 결과가 서비스 개선은 고사하고 파업이라고 한다면, 이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에 기대어 자구책 실천에는 소홀한 버스업계의 경영 효율화가 시급해 보인다.
서울시 역시 대증 처방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이번 파업을 통해 현행 준공영제 구조의 한계를 드러낸 만큼, 전 방위적인 관리 감독 강화는 물론 이해관계를 돌아보고 차후 버스 완전공영제 도입 등 현실적인 다양한 방식을 심도 깊게 따져봐야 한다.
대중교통은 최우선적으로 시민의 삶을 가늠하는 공공 서비스다. 운행 중단, 즉 파업을 빌미로 시민들만 애꿎게 불안에 떠는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 파업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kh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