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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간의 생각 읽기로 다가온 AI

기사등록 : 2026-01-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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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최근 오픈AI가 한 스타트 업에 2억 5천만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했다. 단일 투자처로는 최대규모다. 투자 대상은 '머지랩스(Merge Labs)', BCI(Brain–Computer Interface,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연구 기업이다.

같은 시기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는 뇌 칩 대량생산 개시를 발표했다. BCI 분야 대표 기업이다.

왜 AI거물들이 이토록 BCI에 열광하는 걸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인간의 뇌 신호를 직접 읽어 기계를 제어하거나, 반대로 기계에서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1970년대부터 뇌파를 이용한 실험들이 이어져왔고 2000년대엔 마비환자가 생각만으로 커서를 움직이는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의료보조 기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호는 불안정했고 실용성은 제한적이었다.

상황이 바뀐 건 10년 전. AI가 노이즈로 가득한 뇌신호의 패턴을 학습하고 보정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부터 BCI는 AI와 결합하며 의료기술을 넘어 차세대 인간 - 기계 인터페이스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현재 BCI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뇌에 직접 전극을 이식하는 침습형, 신호 품질이 가장 좋지만 수술로 인한 위험이 있다. 둘째, EEG 헤드셋처럼 외부에서 뇌파를 측정하는 비침습형, 안전하지만 신호가 약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셋째, 두개골 안쪽이지만 뇌 조직은 건드리지 않는 반침습형은 그 중간에 위치한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뇌에 직접 칩을 삽입하는 침습형 BCI를 선택했다. 높은 대역폭과 정밀한 신호 확보가 장점이지만, 수술과 윤리, 규제라는 높은 장벽을 동시에 떠안는다. 뉴럴링크는 2026년부터 BCI 장치의 대량 생산에 들어가며, 수술 과정도 거의 자동화된 로봇이 담당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BCI를 "두개골 속의 핏빗(Fitbit)"이라고 표현하며, 언젠가는 누구나 쉽게 이식할 수 있는 일상 기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면 오픈AI가 투자한 머지랩스는 비침습적 혹은 저침습적 접근을 연구한다. 초음파, 분자 단위 상호작용 등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이 많지만, "BCI를 극소수 환자의 의료 기술이 아니라, 대중적 인터페이스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진=블룸버그]

이 지점에서 오픈AI의 투자 의미를 알 수 있다. 그 동안 언어, 이미지, 코드 등을 통해 인간의 의도를 추론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온 오픈AI 입장에서는 뇌 신호단계에서 인간의 의도를 읽어내고자 하는 머지랩스의 기술을 자신들의 기술과 결합시키고자 한다. 오픈 AI는 머지랩스에 AI 모델과 운영체제를 제공하며, 이 둘의 결합이 만들 시너지에 주목하는 것이다.

현재 BCI 기술은 크게 세 단계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첫째는 치료와 재활이다. 이는 가장 현실적이고 규제 친화적인 영역이다. 마비 환자의 의사소통, 파킨슨병·ALS 환자의 증상 완화, 감각 회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ADHD 아동의 집중력을 훈련시키거나, 노인의 치매를 예방하는 뇌 훈련 프로그램, 뇌졸중 환자의 재활 치료에서는 환자가 움직이려는 의도를 BCI가 감지해 로봇 팔이나 외골격을 작동시킴으로써, 뇌의 신경 가소성을 자극하고 회복을 촉진한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도 하반신 마비 환자가 뇌파로 제어하는 외골격 로봇을 개발했다. 환자는 이 로봇을 착용하고 걷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실제로 걸을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히 이동을 돕는 것을 넘어, 환자에게 존엄성과 독립성을 되찾아준다.

둘째는 인터페이스의 혁신이다.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 이후 BCI는 '생각 자체가 명령이 되는' AI와 인간을 연결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인터페이스로 꼽힌다.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고, 복잡한 명령을 즉각적으로 전달하는 환경은 AR·VR, 로봇, 자율 시스템과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셋째는 인지 증강이다. 기억 보조, 집중력 향상, 학습 효율 증대 같은 영역이다.  아직 논쟁적이지만, 기술적 가능성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이 단계부터 BCI는 기술을 넘어 철학과 윤리의 문제가 된다.

BCI가 해킹된다면? 가장 사적인 정보인 뇌 신호가 유출되거나 조작될 수 있다. 누군가 나의 의도를 몰래 읽거나 원치 않는 생각을 주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BCI로 기억을 조작하고 감정을 제어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정체성과 자유의지에 확신을 갖기 어려워진다.

BCI 비용에 따르는 불평등 심화도 심각한 문제다. 부유층만 뇌를 증강하고, 나머지는 뒤처진다면?  '칩 인류'와 '일반 인류' 라는 새로운 형태의 계급 사회가 탄생할 수도 있다. 윤리와 안전의 측면에서 BCI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한참인 첩첩산중 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CI 시장은 2022년 17억 달러에서 2030년 62억 달러로, 약 4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모건 스탠리는 미국만 해도 BCI의 잠재 시장이 4,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주로 의료 분야에서 시작하지만, 곧 소비자, 직장, 군사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머지랩스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 미래 인터페이스에 대한 선언에 가깝다. AI는 이미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드를 작성한다.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인간의 의도를 더 빠르고, 더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BCI는 아직 불완전하고 논쟁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가 인간의 '출력'을 대체하는 기술이었다면, BCI는 인간의 '입력'을 재정의하는 기술이다. 이는 인류가 생각하는 방식,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노트북 화면에 표시된 오픈AI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BCI는 장애인에게 잃어버린 능력을 되찾아주고, 일반인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SF영화처럼 생각만으로 텍스트를 입력하고, 집안의 조명을 제어하며, 외국어를 순식간에 학습하는 날을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 생각을 직접 공유하고, AI와 텔레파시처럼 소통하는 시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혁명이 모두에게 축복이 되려면, 기술 발전만큼이나 윤리적 고민과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안전성을 확보하고, 접근성을 보장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BCI가 발전해야 한다.

AI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묻는 질문은 이제 이렇게 바뀔 수 있다.

"인간은 AI와 어디까지 연결될 것인가."

BCI가 그 질문의 가장 직접적인 답이 되고 있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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