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국내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미국 매출이 이미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매출이 더해지며 성장 동력이 확장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41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2월 국내 품목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한 지 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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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출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세노바메이트) [사진=SK바이오팜] |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해 의식 소실과 발작, 행동 변화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시냅스 소낭 단백질 SV2A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는 동시에, GABA 수용체의 활성화를 증가시켜 뇌전증 발작을 조절한다.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졸증 환자들에게 효과를 보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민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진료 환자는 연간 15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도 세노바메이트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식약처는 세노바메이트에 '패스트트랙'을 처음 적용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며 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지원했다.
세노바메이트의 국내 판권은 동아에스티가 갖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024년 1월 동아에스티와 세노바메이트의 국내외 30개국 허가·판매 및 완제의약품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동아에스티는 급여 협의와 등재 절차를 거쳐 연내 혹은 내년 중 출시할 전망이다.
중국에서도 이미 신약 허가를 받아 현지 출시를 위한 상업화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세노바메이트의 허가를 승인했다. 신약 허가 신청 1년 만에 성과로 SK바이오팜의 현지 파트너사인 이그니스 테라퓨틱스가 허가 절차 전반을 이끌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21년 이그니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그니스 지분 41%를 보유해 중국 시장 확장에 따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이그니스는 현지 마케팅 및 영업 전략을 세우고, 상업화 준비를 진행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판매 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으로 꼽히는 국가다. 뇌전증 환자 수는 1000~11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치료제 시장 규모 역시 크다. 중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약 10억 달러(1조원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에 세노바메이트의 중국 진출은 SK바이오팜의 매출 성장 가속 요인으로 평가된다.
일본 진출 준비도 순항 중이다. SK바이오팜의 일본 파트너사인 오노약품공업은 지난해 9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세노바메이트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NDA 제출은 한국과 중국, 일본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3상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중 허가 승인이 점쳐진다.
일본은 단일 국가 기준 세계 뇌전증 시장 2위로 꼽힌다. 환자 수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30%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노바메이트가 상업화 될 경우 치료 수요가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10월 오노약품공업과 일본 내 세노바메이트의 개발·상업화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오노약품공업은 NDA 제출 이후 허가 심사를 거쳐 상업화 승인을 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허가 승인 마일스톤 및 상업화 단계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단일 시장만으로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처방 환자 수 증가와 처방 유지 확대가 맞물리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1분기 1333억원, 2분기 1541억원, 3분기 1722억원으로 분기마다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40% 중후반~5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46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4년 연간 미국 매출 수준에 근접한 규모다. 4분기에 3분기 수준의 실적만 유지하더라도 2025년 연간 가이던스 상단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노바메이트의 성과는 SK바이오팜의 외형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바이오팜이 지난해 매출 7145억원, 영업이익 2159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124%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안정적인 매출 구조에 한국·중국·일본 매출이 순차적으로 더해질 경우 세노바메이트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직판 전략을 택했다면, 아시아 시장은 로열티와 지분 수익 중심 구조가 혼재돼 있어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엑스코프리의 처방량과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에, 한국과 일본 매출도 추가될 것이므로 2026년 전망이 밝다"며 "특히 한국, 일본은 로열티를 수령하기 때문에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