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2일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모두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충남·대전 통합 논의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에 의해 먼저 제기됐다는 점에서, 야당의 표결 불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충남·대전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에 앞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통합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추진해온 사안이다. 지역 차원의 민관협의체 구성과 의견 수렴 절차도 이미 진행됐다.
그러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지역이 요구해온 재정·권한 특례의 구체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국민의힘의 반대 기류가 형성됐다.
특히 재정 특례를 '강행 규정'으로 둘지 여부와 국세 이양 명문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통합의 외형을 갖추는 것과 별개로, 실질적 재정 권한이 확보되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일정을 압축했고, 법안은 정부안 중심으로 정리됐다.
행안위 의결이 예고됐던 지난 12일 오전 김태흠 지사는 충남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특별법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재정권과 실질적 권한 이양이 빠진 통합은 껍데기"라고 밝히며 보완을 요구했다. 국세 이양을 법률에 명시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중앙정부와의 협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통합 자체를 부정한다기보다 조건을 갖춘 통합이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통합 관련 법안은 중앙부처의 이기주의에 밀려 핵심 특례가 훼손된 누더기 법률안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의 권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채 외형만 바꾸는 방식의 하향 평준화된 통합 모델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 단체장들의 공개 반발이 이어진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행안위 표결에 참여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구·경북, 전남·광주 특별법 표결에는 참여했던 국민의힘은 충남·대전 특별법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10~11일 이틀간 특별법을 심사했다. 국민의힘은 소위 단계부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치단체장도, 여러 정치인도, 지역 주민도 반대한다"며 "가장 중요한 주권자인 지역 주민이 반대하는데 찬성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을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입법"이라고 규정하며 속도와 절차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소위에 이어 늦은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기류는 바뀌지 않았다. 민주당은 표결을 강행했고, 국민의힘은 불참을 유지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통합 논의는 김태흠 지사와 이장우 시장이 먼저 시작했다"며 "지금 와서 단체장이 반대한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국민의힘이 충남·대전을 우습게 보고 홀대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서범수 의원은 "누가 충청도를 홀대하느냐"며 반박했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행안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충남·대전 특별법 단독 처리 과정을 비판했다. 행안위 소속 주호영 의원은 "행정통합은 지방분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주민 의사에 반하는 행정 통합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충남·대전 특별법과 관련해 "재정 및 권한 이양을 전제로 하는 실질적인 지방 이양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시도지사의 의견 수렴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 처리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충남·대전은 오랜 기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통합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정작 요구한 내용은 대부분 제외됐다"며 "강제 결혼은 강제 이혼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정부가 강행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정 이양은 행정안전부가 책임지고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정부를 향해 법률 단계에서의 보완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후속 입법과 시행령을 통해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며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권한 이양의 구체성이 법률 단계에서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본회의 과정에서도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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