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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왜 낳아야 하죠' 돌직구에 답 못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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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샤오성콰이푸(少生快富, 적게 낳아 빨리 부자 되자)'  '성난성뉘이양하오(生男生女一樣好, 아들 딸 모두 좋다. 하나 낳아 잘 기르자)'

과거 중국 농촌과 소도시 곳곳에 나붙었던 남아선호·과출산 예방을 위한 계획생육(计划生育,산아제한) 정책 선전 구호들이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60년대 우리 사회에도 이런 내용의 산아제한 계몽 구호가 등장했던 걸 상기하면 당시 출산 억제는 많은 나라의 공통된 고민이고 중요한 정책 과제였던 것 같다.

계획생육이라는 용어에서 드러나듯 사회주의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은 계몽과 피임 도구 제공, 자발적 불임 수술 같은 우리의 출산 억제책과 달리 한층 계획적이고 과격하며 강제적인 방식으로 추진됐다. 출산 숫자가 동네별로 정해지고, 각 가정은 국가의 심사를 거쳐 올해 또는 내년, 후년에 임신을 허가받는 제도도 시행됐다.

 

아이를 가지려는 주민들과 집단 가난을 벗기 위해 출산을 막으려는 당국 간의 신경전은 마치 전쟁처럼 치열하게 전개됐다. 농촌 마을에서는 계획과 규제를 피해 몰래 임신하는 가정을 막기 위해 5호 담당제와 같은 감시조가 운영됐고, 강제 불임 수술과 심지어 강제 낙태 시술까지 시행됐을 정도다.

당시 어떤 마을에서는 산아제한 정책을 피해 아들을 낳으려고 산속에 들어가 움막집을 짓고 숨어 사는 부부가 적발되기도 했다. 규제와 법망을 피해 아이를 더 낳으려고 이 산 저 산 숨어 다닌다는 의미로 사람들은 이런 가정을 일컬어 '초성유격대(超生游擊隊, 초과 출산 유격대)'라고 불렀다.

규제를 피해 아이를 낳아도 문제였다. 1980년부터 강력히 시행된 한 자녀 정책(산아제한)을 어길 경우 우리 돈 수천만 원까지 벌금을 물어야 했다. 큰 부자들은 벌금을 각오하고 두 자녀를 갖기도 했지만, 가난한 집의 두 번째 아이는 출생 신고를 못 해 평생 '헤이런(黑人, 주민등록이 없는 사람)'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상이 180도 변했다. 과출산으로 고민했던 인구 대국 중국이 저출산·인구 노령화, 젊은 노동 인구의 감소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급기야 중국은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사실상 폐지하고, 과거와 정반대로 '아이 많이 낳아 애국하자'며 출산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비결혼·비출산' 풍조를 부추기는 SNS를 통제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중국은 2026년 한 해 우리 돈 38조 원의 재정을 들여 신혼부부 세금 감면 및 주택 지원, 여성 출산 휴가 일수 연장, 3세 미만 자녀 가정 육아 보조금 확대 지급, 호적지가 아닌 거주 지역 혼인 신고 허용, 무상 공립 유치원 확대 등을 통한 출산 장려에 나서기로 했다.

그럼에도 경제 부담에 치인 젊은이들 사이에 결혼을 기피하거나, 결혼을 해도 출산을 하지 않으려는 '비결혼', '비출산' 경향이 팽배해지면서 정부 의도와 달리 출산율은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중국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출생아 수는 792만 명으로 전년에 비해 17%나 줄어들었다.

중국 안팎에서는 최근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미래 젊은 노동력 감소로 중국의 인구 보너스가 소멸돼 적정 경제 성장이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AI와 과기 혁신으로 성장을 잇겠다고 하지만, 서방의 중국 전문가들은 인구 함정으로 중국이 중기적으로 목표하는 4% 후반대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중국이 비결혼과 비출산 경향으로 고민에 빠졌다고 하지만 선전(심천) 같은 혁신 도시는 여전히 결혼 신고 건수가 늘고 주민 평균 연령도 32.5세에 불과하다. 남의 나라 인구 문제를 걱정할 일이 아니다. 저출산·인구 노령화로 치면 우리 대한민국만큼 문제가 심각한 나라도 드물다. 일찍이 맹자는 '사람들을 잘 살게 해주면 인구가 늘어난다'고 했다. 한국 사회는 과연 아이를 낳고 키울 만한 환경인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것 같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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