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SNS 정치'가 올해 들어 본격화하면서 '여론 지휘소'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 가격 담합 등 굵직한 정책 어젠다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창구를 적극 활용해 국정 전반에 대한 여론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는 차별화된 이 대통령의 'SNS 정치'가 국정 동력 확보와 여론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치권에서는 이미 초미의 관심사다.
◆거침없는 '이재명식 SNS 정치'
이 대통령은 과거 경기도 성남시장 시절부터 SNS 소통을 선호하고 적극 활용해왔다.
지지층과 직접적인 쌍방향 소통뿐 아니라 주요 이슈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과감히 드러내면서 '정치인 이재명' 존재감을 키우는 그야말로 '전략적 도구'이기도 했다.
오히려 지난해 6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초기에는 SNS 소통이 월평균 10~15건 정도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정치적 발언보다는 취임식이나 국회 연설, 현장 행보의 공식 일정을 알리는 정제된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회복과 민생에 집중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부각했다.
하반기로 가면서 SNS 빈도는 점진적으로 늘었으나 아시아태펴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외교 성과를 공유하고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대통령의 SNS 활용 빈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심야를 비롯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하루에 4~6건씩 글을 올리는 일도 많아졌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 종료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투기 규제와 관련한 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국민의힘이나 언론을 겨냥해 '망국적 투기를 편든다'며 고강도 발언도 내놓고 있다. 정치인 이재명 스타일의 SNS 정치가 본격 시작됐다.
◆대통령의 SNS를 바라보는 두 시선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SNS에는 국정 운영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참모나 정부 부처를 통하지 않고 직접 메시지를 내면서 논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국회의원-당대표-대선 후보를 거치면서 현장 정치와 실제 정책·국정에 대한 디테일이 무척 강한 '정치적 근력'에서 강력한 전투력이 나온다.
그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직사회를 향해 적극성을 주문하고 국회에 입법 속도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SNS 정치가 동전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준다. 이 대통령의 이슈 선점은 지지층을 결집하고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국민과 직접 대화하면서 즉각적인 정책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고강도 규제를 예고한 이후 다주택자 매물이 늘었다는 시장 반응과 설탕 부담금을 화두로 올려 여론을 수렴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직돼 있는 공직사회에 적지 않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20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왜 RTI(이자상환비율) 규제만 검토하느냐. 다주택 대출 연장도 신규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한 뒤 금융감독원은 즉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긴급회의를 했다. 다양한 규제 카드도 실제 정책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NS 정치의 가벼움과 폭발성 우려
반면 SNS의 가벼움이 대통령 발언이나 정부 정책의 무게감을 희석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SNS로 주고받은 다주택자 설전처럼 정치적 대립을 극대화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대통령이 갭투자 '똘똘한 1채 갈아타기'를 겨냥해 실거주가 아니면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고 경고한 것을 두고 야당이 이 대통령 분당 아파트를 공격한 것도 비슷한 경우다.
캄보디아 사태와 같이 외교적 민감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칫 대통령의 SNS 정치가 되레 국민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SNS 정치는 시대적 흐름"
정치 전문가들은 SNS 정치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진단한다. 이 대통령뿐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도 SNS를 활용했고 정치인이라면 대다수가 SNS 정치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SNS를 하지 않는 정치인이 이상할 정도다.
이 대통령의 SNS가 주목을 받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특수성과 빈도, 화제, 수위에 제한 없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봤다.
대통령이 모든 의제를 통제하는 '만기친람식' SNS 정치를 경계하면서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효용성은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대통령의 말은 늘 엄중해야 하고 늘 무게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사실 관성적인 편견일 수 있다"면서 "이 대통령의 SNS 소통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때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고 말했다.
서 소장은 "굵직한 정책 어젠다를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은 순작용이 크다"면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정부가 더디게 움직이는 것을 답답해하는 성향이라 정책 속도를 높이는 데 SNS 정치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메시지 따른 영향 고려, 조절은 필요"
서 소장은 "부동산 문제를 보더라도 반드시 투기를 해결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보여주니 시장의 반응이 즉각 나타난다"면서 "정부 부처가 정책을 발표하고 다시 수정하면서 시장 저항성을 키우지 않고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가 직접 시장에 전달되니 유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SNS 정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면서 "국민 입장에서는 매우 시원시원하게 받아들이는 정치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그렇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게 유념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모든 정책적 부담을 떠안는 방식은 안 되고 메시지 횟수와 이슈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최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가변적이고 즉흥적인 SNS 정치는 불안성이 매우 크다"면서 "SNS 정치가 좋지 않다는 게 아니라 메시지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는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the13o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