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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연극 60년, 성취와 공백이 함께 쌓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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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무대의 상과 도립극단의 도약…"연극은 있었지만 기록은 남지 않았다"

[춘천=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연극이 전국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다. 속초·춘천·원주·강릉 등 각지에서 제작된 작품들이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금상 등을 수상하면서 "강원 연극은 더 이상 주변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2013년 창단한 강원도립극단은 공공 레퍼토리 극단으로서 도 전역을 순회하며 공연망을 구축, 강원 연극 도약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 학위논문과 현장 연구는 "눈에 보이는 성취 뒤에 기록의 공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속초 극단 '파람불'의 작품 '전명출 평전'.[사진=한국연극협회속초지부] 2026.02.22 onemoregive@newspim.com

◆전국무대가 확인한 강원 연극의 힘

속초 극단 '파람불'의 작품 '전명출 평전'은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강원 연극이 지역을 넘어 한국 연극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춘천 극단 '도모'가 오랜 시간 다듬어 올린 '인과 연' 역시 대한민극연극제 금상을 거머쥐며 레퍼토리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강원 출신 극단들이 현실과 역사, 지역의 삶을 담은 서사로 전국 관객과 심사위원을 설득한 것이다.

강원도립극단은 2013년 창단 이후 창작극과 도내 순회공연, 연극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연극 예술로 행복한 강원의 땅'을 내세우며 공공극단의 역할을 확장해 왔다. 인제·화천·평창·영월·정선·태백·삼척·양양·고성 등 공연장이 드물고 접근성이 낮은 지역까지 직접 찾아가는 순회공연은 "강원도 어디서나 연극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위논문이 지적한 "보이지 않는 위기"

하지만 이런 성취와는 별개로,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기록되지 않는 역사는 결국 사라진다"는 경고를 보내 왔다. 2025년 발표된 학위논문 '강원 연극 아카이브 연구'는 "강원 연극의 시작조차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진단하며, 자료 유실과 비체계적 관리가 강원 연극의 역사·정체성을 입증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2024년 발표된 '강원 연극 아카이브 현황 연구–강원도립극단과 무소의 뿔을 중심으로'는 도립극단과 민간극단 두 곳을 사례로 삼아, 공연기록의 상당 부분이 개인·내부 저장장치에 흩어져 있고 표준화된 아카이브 규정과 전담 인력도 없다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구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료는 각자의 컴퓨터와 서랍 속에 남아 있을 뿐, 강원 연극의 집단 기억으로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성취 위에 남은 것은 상장뿐"…성장과 공백의 이중 구조

현장 연극인들도 같은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전국연극제 수상작을 만들어낸 극단들조차, 그때의 대본·연습 기록·무대기술 자료·비평 기사 등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다. 강원 연극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입에서 입으로만 회자되는 사이, 정작 다음 세대가 참고할 만한 1차 자료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강원 연극은 어떻게 전국으로 나아갔는가"와 함께 "왜 그 기록은 제대로 남지 못했는가"를 동시에 묻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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