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감사원이 대전광역시가 국가하천 준설공사를 추진하면서 중앙부처 불인정 의견에도 절차를 무시하고 정비 준설을 강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24일 대전시 관내 국가하천 준설공사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대전시의 국가하천(갑천·유등천·대전천) 재해 예방 정비공사 추진 과정을 점검한 결과다.
◆기후부 "유지 준설 인정 어렵다" 의견에도 대전시, 169억 들여 강행
감사원은 대전시가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69억여원을 들여 관내 국가하천 22.6㎞ 구간에 대한 2차 재해 예방 정비공사를 마쳤지만 이 과정에서 관련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대전시는 2024년 7월 집중호우로 제방 유실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침수 수해가 발생하자 2025년 우기 전 하천 통수 단면 확보를 위한 준설이 필요하다며 옛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관련 지침 시행 유보를 건의했다.
하지만 기후부는 2024년 8월 29일 대전시 관계자와의 논의를 거쳐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을 초과하는 준설은 유지 준설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유지준설은 하천공사 시행계획 수립과 환경영향평가가 생략되는 반면 정비준설은 하천공사 시행계획 수립과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대전시는 기후부와 허용 가능한 범위의 준설에 대한 재협의 없이 측량 단면을 초과하는 내용의 준설계획 협의안을 금강유역환경청에 내고 공사를 강행했다.
◆전체 준설 지점 70%가 기준 초과…금강유역환경청도 묵인
감사원이 준공 도면과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체 157개 지점 중 70.1%인 110개 지점에서 51㎝ 이상 초과 준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1~336㎝ 초과 준설된 지점도 70개(44.6%)에 달했다.
금강유역환경청도 이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대전시가 제출한 준설계획 협의안에서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을 초과한 준설임을 알면서도 기후부와의 재협의를 거쳐 허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추진하라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채 사실상 공사를 묵인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대전시가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과 준설 계획선 높낮이 비교 수치가 명시된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대전시가 제출한 준설계획 협의안을 보면 높낮이 비교 수치가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을 초과한 준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금강유역환경청이 대전시 준설로 변동된 하천 단면을 갑천 권역 하천 기본계획의 홍수위 산정에 반영하지 않아 하천 기본계획 수립 실효성과 타당성이 저하될 우려도 확인했다.
이에 감사원은 대전시장과 금강유역환경청장에게 각각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금강유역환경청장에게는 변동된 하천 단면을 하천 기본계획에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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