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뉴스
주요뉴스 금융증권

[현장에서] '삼천스닥' 세력이 흔드는 자본시장 개혁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삼천스닥 논란에 오기형 "누가 삼천스닥 단어로 혼선 유발하나"
"초점은 부실기업 정리", 기대감 위 이익 취하려는 세력에 일침
수치보다 중장기적 체질 변화 필요, 주가 상승 결과여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코스피가 6000을 넘어섰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국장 탈출'을 외치던 개인투자자들이 환호하고, 증권가에서는 벌써 7000을 말한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시장에는 '삼천스닥'이라는 단어가 떠돌고, 일부에서는 마치 정치권의 공식 목표처럼 소비된다.

그러나 이 분위기에 여당이 직접 선을 그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SNS를 통해 "민주당이 '삼천스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지수 목표를 제시한 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2.08.17 dedanhi@newspim.com

이 해프닝은 단순한 오해가 아니다. 자본시장에서 지수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그럼에도 특정 숫자를 먼저 제시하고 이를 향해 달려가는 낙관적 서사를 만드는 순간, 시장은 본질에서 멀어진다. 이유 없는 기대감은 언제나 과열을 부르고, 그 기대 위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 된다.

오 위원장이 SNS에 올린 글과 뉴스핌 인터뷰 등을 통해 강조한 핵심은 지수 목표가 아니라 '시장 정상화'다. 그는 "지금 코스닥의 초점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의 정리"라고 말했다.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이 상장돼 있고,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천스닥'을 먼저 말하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되물은 것이다.

코스닥의 현실은 냉정하다. 상승 흐름 속에서도 펀더멘털이 취약한 기업 비중은 여전히 높다. 가격이 낮아서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 구조 개선 없이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코스닥을 살리는 길은 인위적인 지수 부양이 아니라 시장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정부가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 기업의 상장폐지 기준 강화 일정을 앞당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퇴출 없는 성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코스피 7000'이나 '삼천스닥' 같은 숫자가 이러한 본질적 논의를 흐린다는 점이다. 지수가 목표가 되면 정책도 단기 성과에 매몰되기 쉽다. 기대가 현실을 앞서가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낙차는 커진다. 그리고 그 충격은 정보 접근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에게 먼저 돌아간다.

자본시장 개혁의 방향은 이미 제시돼 있다. 1·2차 상법 개정에 이어 3차 개정안 통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중복상장 제한, 이사회 책임 강화 등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다. 오 위원장이 "이재명 정부 5년 내내 개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개혁이 이벤트가 아니라 체질 변화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코스피 6000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이정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선언이 아닌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선진국 평균 지표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초 제시된 '코스피 5000' 역시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선이었다.

결론은 명확하다. 주가는 개혁의 목표가 아니라 개혁의 결과여야 한다. 숫자를 먼저 선언하고 심리를 자극하는 방식은 거품을 키울 뿐이다. 부실기업을 정리하고, 지배구조를 바로잡고, 주주 보호 인프라를 정비하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일 때 지수는 굳이 선언하지 않아도 제 자리를 찾아간다.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개혁 그 자체가 아니다. 개혁의 성과를 앞당겨 팔려는 무책임한 숫자 게임이다.

dedanhi@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