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고민했죠. 더 오를 것 같아서요."
직장인 이모(31)씨는 최근 삼성전자가 연일 강세를 보이자 결국 매수 버튼을 눌렀다. 불장에서 혼자 수익을 내지 못하면 뒤처질 것 같다는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작용했다. 빚을 내지는 않았지만 보유 현금 1000만원을 한 번에 투입했다. 그는 "사자마자 올라 만족스럽다"며 "SK하이닉스도 조만간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처럼 상승장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자금을 밀어 넣는 개인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를 활용한 이른바 '빚투'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까지 불어났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월 말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4일 기준 31조960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증시 강세 흐름 속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제도로, 증시 상승기에는 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 역시 배가될 수 있다.
개인투자자의 단기 레버리지 지표로 여겨지는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T+2)까지 자금을 납입해야 하지만, 아직 입금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지난 2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3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안팎에서는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정장이 현실화될 경우 반대매매(강제청산)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일정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제도다. 주가 하락 구간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다섯 달간 반대매매 규모는 5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당시 일부 종목 급락과 함께 신용잔고가 빠르게 줄며 개인 투자자 손실이 확대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점 우려 목소리는 계속 있다"며 "올해 이익 전망치가 다 높고 외국계 등도 좋게 보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불안해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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