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울산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공장 구축사업'과 '평택 5라인 AI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가 26일 개최된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 의결을 통해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저리대출 대상 사업으로 확정됐다.
기금운용심의회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7건의 1차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지난 1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자금 공급을 승인한 것에 이어 이번에 두 건의 사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승인했다.
이날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의결된 울산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공장 사업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업에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황화리튬(Li2S)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황화리튬은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소재다. 전고체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충전속도가 빠르고, 발생 열이 낮아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한 에너지 저장수단을 넘어 '모든 움직이는 것들의 에너지원' 이 되는 차세대 첨단산업의 핵심기술이다. 스마트폰, 노트북은 물론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미래형 이동수단, 웨어러블 기기, 에너지 저장장치 등 모든 미래형 기기의 안정성과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황화리튬 시장 또한 급격히 성장할 것을 전망된다.
울산 울주군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중견기업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전고체배터리의 핵심소재인 황화리튬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기업은 핵심재료인 황화수소를 정제하는 기반기술을 갖추고 '고순도'의 황화리튬을 대량 생산하는 특허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황화리튬 생산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2029년말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첨단기금이 1000억원의 자금을 3% 초반대의 저금리로 10년간 장기 대출한다.
이번 결정으로 회사가 첨단기금의 저리대출을 바탕으로 공정혁신 및 사업추진 속도를 높이고, 황화리튬의 생산원가를 경쟁국 대비 낮춰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밸류체인 내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 5라인 AI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는 글로벌 AI 산업의 비약적 성장에 따라 향후 AI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AI반도체를 생산하는 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및 AI반도체의 연산성능을 좌우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AI산업 패권을 잡기 위해 각 국이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는 첨단산업 국가 대항전의 핵심전장이며, 첨단장비의 대규모 도입과 클린룸 구축 등에 수십~수백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된다. 이는 개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국민성장펀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욱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평택의 초대형 AI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5대 은행은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의 성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은행당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의 자금을 저리로 제공하며, 이를 통해 부동산에 치우친 금융지원 구조를 생산적금융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랜기간 DRAM으로 대표되는 메모리반도체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보여왔으나, 미국 인텔社 등 경쟁사들의 추격과 함께 제조(파운드리)시장에서 대만의 TSMC를 추격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고성능의 메모리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의 수요 급증과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금융기관의 대규모 금융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당초 2030년께로 추진하던 설비 가동계획을 2028년으로 당겨서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통해, 차세대 HBM 및 AI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의 글로벌 선도자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자금공급을 통해 건설되는 P5 공장은 최근 2층으로 건설되는 일반적인 반도체 팹과 다르게 3층 구조로 건설돼 반도체 생산능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이 점차 고객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P5는 메모리 제조와 파운드리 공정이 같은 공장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차세대 HBM (HBM4E, HBM5 등)을 유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
이번 대출지원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중소·중견 협력업체 및 공정 및 장비 등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 지원을 위한 금융-비금융을 망라한 상생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첫째로 신용보증기금과 협력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삼성전자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평택 P5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협력사에 대해 신용보증기금이 낮은 보증료와 높은 보증비율의 특례보증 상품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협력업체가 은행권으로부터 저리의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재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은 해외 선진 기업의 장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나, P5를 중심으로 국내 장비 채택을 적극 추진하며 상생의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정별로 국내 기업 1~2곳의 장비를 직접 도입해, 설비사가 자사 장비를 최첨단 공정에 적용해 보고, 운영 이력과 기술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제 양산 공정에 투입해 장비 국산화의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 이를 통 외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핵심 부품 및 EUV와 같은 선단 소재의 국산화를 통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저리대출 지원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관련 협력업체 및 소부장 기업 등 관련생태계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향상하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