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최근 5년간 국내 건설업계의 계약 규모가 정체된 가운데, 지역 간 수주 양극화와 지역 건설기업들의 영세성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 수는 늘어난 반면 시장 규모 증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업체당 평균 수주액이 급감하는 이른바 '과당 경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전국 건설업 계약액은 연평균 0.8% 증가했다.
충남(연평균 12.9%), 울산(10.9%), 서울(5.6%) 등은 대형 민간 투자사업이나 산업설비 수요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대구(-20.2%)와 광주(-15.3%) 등은 주택 착공 물량 급감과 미분양 누적의 직격탄을 맞아 시장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전체 종합건설업체의 97.7%가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시장 진입 장벽 완화 등으로 업체 수가 늘어나며 기업당 수주 몫은 크게 줄었다. 실제로 종합건설업체 1개사당 평균 수주금액은 2020년 114억6000만원에서 2024년 76억3000만원으로 33.4%나 감소했다. 김민주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한정된 물량을 나눠 가져야 하는 과밀 경쟁이 이어지며 경영 기반이 취약한 기업들의 부실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업체들은 지자체가 발주하는 소규모 공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건수 기준으로 지역 건설기업의 역내 공사 수주 비중은 전국 평균 79.5%에 달했지만, 도급액 기준으로는 45.3%에 그쳤다.
지방자치단체 발주 공사(건수 기준)의 경우 종합건설업의 80.6%, 전문건설업의 99.4%가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에 집중돼 있다. 영세 업체들의 단기적 일감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역 경제를 견인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 재정 운용 과정에서 시설사업 예산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복지 수요 증가로 지자체의 사회복지 예산 부담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시설사업 예산 비중이 축소되는 추세가 지속된 탓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민간 건설경기 위축 시 지역 건설시장의 하방을 지지해 줄 공공 투자의 여력마저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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